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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는 두 서울팀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최근 깜짝 4번타자 카드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 LG는 양석환(26), 넥센은 김하성(22)이 타선의 중심인 4번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전형적인 4번 스타일은 아니다. 홈런을 뻥뻥 치는 장타자보다 중장거리 타자로 봐야 한다. 그러나 각자의 팀 사정상 이 젊은 타자들이 중책을 맡았다. LG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부상 공백을 양석환으로 메우고 있고, 넥센은 윤석민의 부진이 김하성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양석환, 사실 6번 정도가 어울려."
양 감독은 양석환이 잘해주고 있는 것에 먼저 칭찬을 했다. 양 감독은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많이 봤다. 타순에 관계 없이 늘 자신있게 자기 스윙을 하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양 감독은 "타점 생산 능력은 정말 기대 이상"이라고 말하며 "당분간은 양석환이 계속 4번을 맡을 것이다. 지금처럼 잘 해 시즌 100타점 기록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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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감독은 김하성 4번 얘기가 나오자 "최근 김하성 때문에 4번은 걱정을 안해도 되는 자리가 됐다"며 껄껄 웃었다. 그만큼 4번 김하성의 활약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장 감독은 "본인이 4번 자리 부담을 갖지 않고, 멘탈적으로 잘 받아들이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통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4번 타순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보기만 해도 꼭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몸이 굳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20홈런을 치며 장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친 김하성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즐기고 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 체력 소모가 가장 큰 유격수다. 공격만큼 수비에서도 중심을 잡아줘야 팀이 흔들리지 않는다. 장 감독은 "4번-유격수가 쉬운 역할이 아니다. 그래서 체력 관리를 해주려 신경쓰고 있다. 지명타자로 들어가는 경기가 있을 수도 있고, 한 경기 정도 휴식을 줄 생각도 하고 있다. 홈 경기는 늘 시원한 환경(고척스카이돔)에서 하니 웬만하면 뛰고, 여름철 날씨가 더운 원정경기에서 휴식을 주면 효율적일 것 같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김하성 뿐 아니라 우리팀 타자들이 7번도 4번같이 잘 해주고 있다. 선수들이 타순을 신경쓰지 않고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