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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 걸까.
총체적 난국이다. 타선도, 마운드도 전부 힘을 못내고 있다. 시즌 개막 후에는 방망이가 잘 터졌고, 방망이가 시들했을 때는 마운드의 힘으로 상위권에서 버텨오던 LG였다. 투-타 엇박자라도 나면 어느 한 쪽의 반등을 기대해보며 희망을 걸 수 있는데, 지금은 이도저도 아니다.
방망이 전력은 상위권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LG이 최근 부진은 불펜 난조의 영향이 가장 크다. 잘던지던 김지용, 진해수, 신정락, 최동환 등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 중후반 상대에 분위기를 내주고 있다. 그나마 정찬헌의 구위가 괜찮아 맨 뒤에 빼놓고 있지만, 거기까지 갈 일이 없으니 문제다. 선발들이 아무리 버텨줘도 타선이 점수를 못뽑아줘 접전 흐름으로 가고, 선발이 힘이 빠질 무렵 든든했던 불펜이 나와 마운드 상승세를 이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기가 나왔다. 따라서 최근에는 불펜 대신 선발을 길게 믿고 가다가, 그 선발이 7회 정도에 결승점을 내주며 경기가 한순간에 상대로 가는 흐름이 많았다. 30일, 1일 KIA전이 그랬다. 헨리 소사, 데이비드 허프가 나름 열심히 던졌지만 막강한 KIA 타선을 혼자 이겨내기에는 버거웠다. 2일 경기는 임찬규가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수비 실책까지 속출하며 더 어려운 경기를 하고 말았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문제지만 벤치에서도 조급한 듯한 모습을 노출하는 작전 실패 등이 속출하고 있다. 상대가 흔들리는 데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 횡사해 분위기를 넘겨주는가 하면, 투수 교체 타이밍 등이 빠르고 늦고 하는 문제가 잦다. 코칭스태프부터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게 중요할 듯 보인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장마다. LG는 돌아오는 주중 3연전을 창원 마산에서 치르는데 일단 3일 내내 비가 예보돼있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팀을 추스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날씨 변수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이 분위기에서 경기가 이어지면 LG은 연패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