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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반등 시기와 경기력 사이클이 묘하게 겹치는 선수가 있다. '불펜 대장' 권 혁(33)이다. 6월 중순 이후 권 혁은 빠르게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빨리 마감했고, 이후 수술대에 올라 왼팔꿈치 웃자란 뼈 제거수술을 받았다. 이른 복귀가 예상됐지만 허리 통증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쳤다.
권 혁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달라진 첫 번째는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는 점이다.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통증을 다스리며 등판했다. 지금은 매우 좋다. 생각했던 것보다 수술뒤 복귀가 늦었지만 구속도 점차 올라오고 있다"고 말한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권 혁의 구속이 최고 148km까지 나왔다. 전광판 수치는 146km까지 나왔지만 전력분석원의 스피드건에는 여러 차례 148km가 찍혔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권 혁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다. 예전 가장 좋았을 때의 팔상태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덕아웃을 오가는 권 혁의 어깨가 한층 높아졌다"며 웃었다.
한화는 6월 들어 불펜 평균자책점이 3.99로 리그 전체 1위다. 권 혁의 건재함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여전히 43경기에 출전해 투수 중 최다경기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송창식은 짐을 덜수 있다. 왼손 원포인트는 이충호가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강승현 이동걸도 불펜에 신뢰감을 더해주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까지 이어지는 징검 다리에 차곡 차곡 돌들이 빼곡히 놓여지고 있다. 지금은 이음새 없는 탄탄대로로 봐도 무방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