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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던 5일 포항구장. 7연승에 도전하던 롯데는 2-4로 밀리던 9회 2사 2, 3루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최다안타 1위 손아섭. 안타 1개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1B2S 상황서 장필준의 마지막 빠진 공에 김병주 구심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선언했다. 항의도 못하고, 넋이 나간 듯 손아섭은 웃기만 했다.
정황상 1B2S 상황서 이지영이 그 다음 몸쪽 승부나 떨어지는 변화구 승부를 위해 바깥쪽 공 하나를 보여주기 위해 완전히 빠져앉아 있었다. 그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 포수 입장에서는 땡큐. 승리 하이파이브를 위해 마운드에 왔을 때도 이지영은 어리둥절하다는 듯 뭔가를 혼자 되뇌이는 모습이 잡혔다.
이번 문제 뿐 아니다. 최근 다시 스트라이크존 문제로 야구계가 시끄럽다. KBO리그는 올시즌 개막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겠다고 공헌했다. 실제로 좌-우-상-하 많이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됐다. 어느정도 일관성도 있었고, 심판들의 노력도 눈에 보였다.
그러자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예년처럼 좁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장 감독, 선수들 모두 확실히 느끼고 있다. 투수들의 체력 저하와 적응 여부도 있지만, 최근 경기들 많은 점수가 나는 요인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없애겠다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선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판정 기준이 바뀌어버리니 이제 투수들쪽에서 입이 쭉 나오고 있다.
타자, 투수 편 들어주기 문제가 아니라 이는 신뢰도의 문제다. 대한민국 대표 프로스포츠가 자신들 스스로 내건 공약을 한 시즌도 채 끌고가지 못하고 이렇게 쉽게 바꾼다면 당연히 판정에 대한 불만이 새어나올 수밖에 없다. 이전 기준과, 바뀐 기준 사이에 선수들의 혼란만 가중되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손아섭의 판정을 봐도, 넓은 스트라이크존이라고 할 때도 저걸 어떻게 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심지어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고 생각할 때는 더 억울한 장면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최근 전임 심판과 두산 베어스의 금전 수수, 지급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재 심판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 이런 와중에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클러치 판정 논란'까지 발생하면 야구팬들의 팬심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