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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역대 최다승까지 노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이다. 점수차가 크지 않은 리드에서는 모두가 불안하게 불펜의 피칭을 지켜봐야했다.
다행인 것은 계속 꼬여있을 것 같았던 불펜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선이 터지지 않자 불펜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3-2로 앞서던 9회말 2사후 아쉽게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12회까지 두산의 강타선을 무안타로 막아내 3대3 무승부로 끝낸 점은 다행이었다. 김윤동이 9회말 김재환에게 동점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그외엔 안타 하나 없이 3⅓이닝을 잘 막았다. 12회에 나온 홍건희도 3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29일엔 더 좋았다. 김윤동이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뒷문이 불안할 것 같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1로 앞선 7회말부터 불펜진이 나섰는데 단 한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심동섭이 7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냈고, 박진태가 8회말 첫타자 박건우를 처리한 뒤 임기준이 김재환과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말엔 임창용이 올라와 에반스를 중견수 플라이, 김인태와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고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이 점수를 많이 뽑아 점수를 어느 정도 줘도 될 때 오히려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인데 최근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지 못해 1점만 줘도 승부의 흐름이 바뀌는 접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정규시즌은 물론 더 큰 압박감을 느끼는 포스트시즌을 치러야하는 KIA에겐 분명 호재가 된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불펜이 이젠 조금씩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