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길을 걸을까, 아니면 조쉬 벨의 뒤를 따를까.
어찌됐든 LG 입장에서는 로니가 이 상승세를 계속 이어주기를 바랄 것이다. 로니가 중심에서 무게감을 보여줘야 LG의 미래도 밝아진다. LG는 당초 최고급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갖고 있던 로니를 데려오며 '페타지니급' 활약을 기대했다. LG는 지난 2008년 시즌 대체 선수로 로베로토 페타지니를 영입했다. 당시 68경기 타율 3할4푼7리 7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재계약 성공 후 2009년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500개 가까운 안타를 친 로니가 페타지니보다 나으면 나았지, 커리어상으로는 못할 게 없는 선수였다. 페타지니는 당시 40세 가까운 나이였지만 로니는 이제 33세다. 엄청난 해결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기를 뛴 모습으로는 그만큼의 경쟁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단, 한국 투수들 특유의 변화구-유인구 승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적응 기간을 더 주고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LG 입장에서 현재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데 그렇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그리고 적응 기간을 떠나 미국에서만 해오던 야구 스타일을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히메네스도 한국 적응 기간이 부족해 바깥쪽 변화구에 허무하게 헛스윙을 연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랜 기간 자신들만의 야구를 해온 습성이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페타지니의 경우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며 이미 아시아 야구 자체에 적응을 마쳤었기에 한국에 와서도 맹활약할 수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