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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는 가운데 조원우 감독의 선발진 관리가 드디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가 후반기 고공비행하게 된 것은 선발진이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후반기 롯데 선발진은 16승7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0개팀 중 1위, 승수 역시 두산 베어스 선발진과 공동 1위다. 선발진 안정을 올시즌 목표로 세운 조 감독이 수 차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실이다. 조 감독은 지난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선발진 붕괴를 꼽았다. 올시즌에도 전반기에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등으로 인해 순위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조 감독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젊은 선발투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도 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박세웅 김원중이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은 이유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지만, 결과적으로 후반기 스태미나 유지에 큰 도움이 된 조치였다. 김원중과 베테랑 송승준의 경우 가끔씩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부상 방지와 심신의 안정을 위해 세심하게 관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명 선발중 누가 에이스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레일리가 후반기 1선발이지만, 활약상을 따져보면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승리는 송승준이 4승, 나머지 4명이 3승씩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레일리가 2.60으로 가장 좋고, 김원중(3.76) 박세웅(3.86), 송승준(4.14), 린드블럼(4.53) 순이다. 요즘 롯데는 누가 선발로 나서더라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다 잘 해주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편해졌다. 불펜도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롯데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선발진 때문이다. 지금은 4위지만 남은 한 달간 순위를 또 어떻게 끌어올릴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2일 현재 시즌 승수는 박세웅 12승이고 레일리와 송승준이 9승, 김원중이 7승이다. 지금 롯데에서 에이스 또는 1선발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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