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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선발ERA 1위 롯데, 도대체 누가 에이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9-03 09:31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중이다. 레일리는 후반기 1선발로 기용되고 있지만, 다른 선발들 역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는 가운데 조원우 감독의 선발진 관리가 드디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는 8월 이후 무섭게 질주하며 상위권 판도를 바꿨다. 2일 부산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대0으로 승리한 롯데는 8월 이후에만 승률 7할2푼4리로 1위다.

이날 롯데의 4연승 주역은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린드블럼은 6이닝 동안 7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다소 고전했지만,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지난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5⅔이닝 13안타 9실점(8자책점)으로 뜻밖의 부진을 보였던 린드블럼이었지만, 6일 후인 이날 완전히 제 모습을 찾은 등판이었다.

롯데가 후반기 고공비행하게 된 것은 선발진이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후반기 롯데 선발진은 16승7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0개팀 중 1위, 승수 역시 두산 베어스 선발진과 공동 1위다. 선발진 안정을 올시즌 목표로 세운 조 감독이 수 차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실이다. 조 감독은 지난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선발진 붕괴를 꼽았다. 올시즌에도 전반기에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등으로 인해 순위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조 감독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젊은 선발투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도 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박세웅 김원중이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은 이유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지만, 결과적으로 후반기 스태미나 유지에 큰 도움이 된 조치였다. 김원중과 베테랑 송승준의 경우 가끔씩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부상 방지와 심신의 안정을 위해 세심하게 관리했다.

여기에 린드블럼이 합류하면서 5인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롯데의 후반기 로테이션은 레일리-송승준-박세웅-김원중-린드블럼이다. 이 순서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이들 선발 5명은 후반기 들어 2일까지 똑같이 8경기에 등판했다. 후반기 들어 임시선발 없이 5인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는 팀은 롯데와 두산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명 선발중 누가 에이스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레일리가 후반기 1선발이지만, 활약상을 따져보면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승리는 송승준이 4승, 나머지 4명이 3승씩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레일리가 2.60으로 가장 좋고, 김원중(3.76) 박세웅(3.86), 송승준(4.14), 린드블럼(4.53) 순이다. 요즘 롯데는 누가 선발로 나서더라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다 잘 해주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편해졌다. 불펜도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롯데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선발진 때문이다. 지금은 4위지만 남은 한 달간 순위를 또 어떻게 끌어올릴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2일 현재 시즌 승수는 박세웅 12승이고 레일리와 송승준이 9승, 김원중이 7승이다. 지금 롯데에서 에이스 또는 1선발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12승으로 팀내 다승 1위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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