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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크 하나가 경기 양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전. LG입장에선 배수의 진을 친 상태였다. 전날(16일) 한화에 1대3 역전패를 당해 3연패에 빠지면서 5위 SK 와이번스에 2.5게임차가 됐다. 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 양상문 LG 감독은 "남은 경기가 많다. 어떻게든 변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LG는 에이스 헨리 소사가 선발 등판했지만 3회까지 LG는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3회 박용택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4회까지 1-0으로 살얼음판 위를 걷는 불안한 리드중이었다. 절묘한 시점에서 행운의 투수 보크가 나왔다.
LG는 4회말 5번 선두 양석환의 좌전안타에 이어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7번 강승호의 타구는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2루주자 양석환도 리드폭이 있어 귀루에 실패해 자연스럽게 더블 아웃. 하지만 윤태수 2루심은 오간도의 투구 동작직후 곧바로 투수 보크를 선언했다. 결국 강승호의 직선타는 무효가 되고 2루주자 양석환은 3루로 걸어갔다. 앞선 라인드라이브+터치 아웃은 노플레이. 1사 3루에서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이후 만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번 더 기회를 얻은 강승호는 오간도의 몸쪽 꽉찬 직구(144km)를 받아쳐 좌월 투런홈런(시즌 4호)으로 연결시켰다. 스코어는 3-0. 이후 오간도는 흔들렸다. 8번 유강남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1번 문선재에게 우중간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4-0으로 벌어졌다. 결국 LG는 8대1 완승을 거뒀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