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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향했던 피어밴드 유탄, KIA로 방향 바꾸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9-26 23:46



라이언 피어밴드는 두산 베어스가 아닌 KIA 타이거즈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kt 위즈의 경기가 없었던 26일. 27일 두산전 선발로 누가 예고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최근 kt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KIA, 두산과 맞대결을 이어가며 '킹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진욱 감독의 용병술이 도마에 올랐다. 자신을 매정하게 내쳤던 친정 두산전에는 힘을 모으고, KIA전은 조금 느긋하게 경기를 했다는 게 두산팬들의 주장. 만약, 김 감독이 27일 경기에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까지 투입시켰다면 이 의혹이 더 크게 번질 수 있었다. 피어밴드는 26일로 1군 엔트리 말소 후 10일을 채워 1군에 등록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kt는 두산전 선발로 류희운을 예고했다. 일단 김 감독의 선수 기용 논란은 이로써 일단락 될 분위기다. 류희운은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맞대결을 벌인다.

그런데 kt는 왜 피어밴드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1군 복귀가 가능한 시점 한 경기라도 더 이기려면 피어밴드를 빠르게 쓰는 게 오히려 맞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피어밴드의 몸상태가 아직 100%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피어밴드는 지난 16일 어깨 피로 증세로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김 감독은 당시 복귀 시점을 정확히 잡지 않고 "상태가 좋아지면 시즌 종료 전 마지막 한 경기에는 던질 수 있게 하겠다"고 했었다. 아직 실전을 치르기에는 완벽히 회복되지 않아 무리하게 두산전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 피어밴드는 내년에도 kt가 함께 하고픈외국인 선수이기에 길게 내다보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28일 수원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에 나서게 될까. kt는 이 경기 후 내달 1일부터 KIA와 마지막 홈 3연전을 벌이게 된다. KIA에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피어밴드의 마지막 경기를 LG전으로 하는 게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피어밴드의 현재 몸상태를 봤을 때 LG전도 힘들 수 있다고 한다. LG전은 류희운에 이어 정성곤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게 되면 남은 건 KIA 3연전이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3일 최종전 선발로 주 권을 낙점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돈 로치도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기 위해 3연전 중 1경기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그렇게 되면 1경기가 남는데, 이 경기에 피어밴드가 등판할 지 아니면 다른 토종 투수가 등판할 지 아직 확실치 않다. kt 관계자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없다. 피어밴드의 등판은 감독님께서 최종 결정을 하실 부분"이라고 말하며 "다만 마지막 변수는 어깨가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무리하게 등판시킬 일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과연, 피어밴드는 홈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될까 아니면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게 될까. 어찌됐든 만약 KIA전에 나선다면 두산으로 향했던 피어밴드 유탄이 KIA쪽으로 돌아가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 1승이 간절한 가운데 3.04 평균자책점 1위 투수를 상대하는 건 어떤 팀이라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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