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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에 홈런 4방을 치는 선수를 쉽게 볼 수 있는가.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 말이다. 이 하나의 사실만 봐도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장꾸준'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장원준의 실력은 한 순간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좌완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120승, 11년 연속 100이닝 투구, 8년 연속 10승에, 10년 연속 100탈삼진을 기록하며 오랜 기간 쌓아온 것이다. 때문에 한경기로 그의 부진을 속단할 수 없다.
불펜은 KIA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부분이다. 마무리 김강률의 '각성'은 후반기 두산이 2위에 안착하는데 가장 큰 힘 중 하나였다. 플레이오프 때도 2경기 등판해 여섯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함덕주와 김승회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4경기 모두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김승회는 플레이오프 유일한 2승 투수다. 김승회 함덕주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시즌 후반과 포스트시즌에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상대팀과의 전력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한 단기전은 경험, 그리고 실책에서 승패가 결정된다.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 경기를 가장 많이 치러본 팀이 바로 두산이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시즌보다 선수들이 더 많은 긴장을 한다. 실수 하나가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장을 하면 실책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두산 선수들은 많은 경험으로 긴장감이 상대에 비해 덜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두산의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기정사실 아닐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