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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양현종에겐 어떤 찬사를 보내도 부족할 것 같다.
올시즌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 국내 투수로는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거둔 양현종이 에이스로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사실 경기 전 걱정이 있었다. 리그 최고 투수인 양현종이지만 올시즌 두산전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6.17로 높았다. 피안타율이 3할5푼2리나 됐다.
두산 선발 장원준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장원준은 7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 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나 승자는 양현종. 초반부터 강력한 구위로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며 투구수를 최소화했다. 5회까지 60개의 공만 뿌리면서 완봉 페이스를 보인 양현종은 6회초 1사 2루, 7회초 1사 2루의 위기를 넘겼다. 8회까지도 무실점을 한 양현종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두팔을 흔들며 관중에게 응원을 부탁했다. 그리고 타선이 8회말 극적인 결승점을 뽑았고, 양현종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 타자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일본에서 좋은 조건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양현종은 KIA 잔류를 선언했다. 1년 단기 계약을 했다. 올시즌이 끝나고 양현종이 원할 경우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다시 FA가 된다. 해외 구단은 물론 국내 다른 팀의 적극적인 영입 작업이 올 수 있다. 이렇게 훌륭한 투수를 KIA가, 광주가 다른 팀에 보낼 수 있을까.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