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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승리의 숨은 공신 최형우, 더 큰 활약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0-27 18:31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과 두산 장원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KIA 4회 1사에서 최형우가 2루타를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최형우.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6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키플레이어를 4번 타자 최형우로 뽑은 전문가가 많았다. 그만큼 최형우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증거다. 올해 팀의 새로운 4번 타자로서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기에 거는 당연한 기대감이다.

그렇다면 2차전까지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최형우의 활약은 어땠을까. 일단 2경기에 모두 4번 자리에 나선 최형우는 타율 3할3푼3리(6타수 2안타)에 2볼넷을 기록했다. 삼진은 단 한개도 당하지 않았다. 비록 홈런이나 타점은 내지 못했지만, 2차전에서는 4회말 1사후 장원준을 상대로 중월 2루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3B1S에서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정확한 타이밍으로 받아쳐 만든 클린 히트였다.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스윙은 최형우의 현재 타격감이 상당히 좋은 상태라는 걸 입증한다.

그래서 두산 역시 8회말 1사 3루 때 타석에 선 최형우를 상당히 경계할 수 밖에 없었다. 바뀐 투수 김강률과 포수 양의지가 어려운 승부를 택한 이유다. 초구와 2구째는 승부구였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바깥쪽 코스 속구에 최형우가 유혹당하지 않았다.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려운 코스의 공이었기 때문. 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참은 것이다. 결국 볼카운트 2B에서 들어온 3구째와 4구째는 사실상의 고의4구 의미를 띄고 있었다고 봐야한다.

타석에서 참아내는 것 또한 좋은 타자의 미덕이다. 그리고 이것도 다른 형태의 팀플레이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서 최형우는 또 다른 형태의 팀플레이로 결승점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사 1, 3루에서 나지완의 3루 땅볼이 나왔고, 3루주자 김주찬이 3루와 홈 사이에서 협살에 걸리고 말았다. 김주찬이 두산 수비진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는 사이 2루에 있던 최형우가 돌연 3루까지 내달렸다.

여기에 두산 포수 양의지가 현혹당했다. 양의지는 최형우를 잡으려 3루로 송구했고,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김재호가 최형우를 태그하는 사이 김주찬이 비어있던 홈에 들어와 결승점을 냈다. 만약 최형우가 3루로 뛰지 않았다면 김주찬의 득점도 나올 수 없었다. 그 긴박한 순간에 최형우는 김주찬의 위치를 정확히 보고 팀플레이 차원에서 3루로 뛴 것이었다.

최형우는 "런다운에 걸린 (김)주찬이형이 3루에 가까웠으면 뛰지 않았을텐데 보니까 홈에 더 가까웠다. 만약 주찬이형이 아웃되더라도 내가 3루에 있는 게 (득점기회를 위해)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양의지가 나를 잡으려고 3루로 송구하더라. 주찬이형이 그 틈을 잘 파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주찬의 빛나는 결승 주루플레이 뒤에는 최형우의 또 다른 주루센스가 숨어있던 것이다.

아직까지 최형우의 화려한 활약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최형우는 팀을 위한 플레이에 몰입하고 있다. 타격감도 좋은 상태로 보인다. 조용히 팀에 기여하고 있는 최형우의 활약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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