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S]명승부 예감 KIA-두산, 극적 홈런 기대되는 이유

기사입력 2017-10-29 09:42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KIA와 두산의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3루 KIA 나지완이 대타로 나와 극적인 투런포를 치고 나가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0.28/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초 좌중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앞선 7회말과 8회말 각각 1점을 허용하며 한 점차로 쫓기는 상황이라 9회 나지완의 홈런은 더없이 반가웠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는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한 방만큼 소중한 타격도 없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극적'이라 부를 수 있는 홈런 리스트에 나지완의 이름이 나온다. 2009년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 끝내기 홈런이다. 당시 SK 와이번스와의 잠실경기에서 나지완은 5-5 동점이던 9회말 상대 채병용으로부터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을 작렬하며 KIA에 통산 10번째 우승을 안겼다. 그해 한국시리즈 자체가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기도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도 극적이었다. 2002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은 6-9로 뒤진 9회말 이승엽이 우월 동점 3점홈런을 터뜨리더니 이어 나온 마해영이 LG 최원호로부터 끝내기 우월 솔로포를 날렸다.

2009년 나지완은 두팔을 번쩍 들고 덕아웃에서 뛰쳐나온 동료들의 뜨거운 세리머니를 받았고, 2002년 마해영 역시 두 팔을 든 뒤 방향을 잃은 듯 포효하며 1루로 달려나가며 동료들과 열광적인 포옹을 나눴다.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다. 끝내기 홈런의 두 주인공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똑같이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고,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매년 이맘때면 떠올리는 나지완과 마해영의 홈런처럼 역사에 남을 홈런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터져나올까. 시리즈 자체를 끝내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끝내기 홈런은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 정도 수준은 아니더라도 KIA와 두산의 이번 한국시리즈는 3차전까지의 흐름을 봤을 때 역대급 명승부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매경기가 끝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뿐만 아니라 최종 7차전까지 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또한 양팀에는 내로라하는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다.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부추긴다. 여기에 승부가 6차전 이후로 이어진다면 장소는 잠실이 아닌 광주가 된다. 2014년 개장한 최첨단 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역사적인 홈런이 터질 수도 있는 곳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터져나온 홈런은 1982년 1차전 6회초 삼성 함학수의 투런홈런부터 이날 3차전 나지완의 9회초 투런포까지 총 249개다. 이 가운데 소중하지 않은 홈런이 있겠냐마는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홈런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역사적인 홈런이 터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필살픽 줄줄이 적중' 농구도 역시 마감직전토토!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