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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불펜이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시즌 중반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꼴찌였던 KIA. 1위팀의 아이러니. 큰 경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마운드가 받는 스트레스가 더 커진다. 약한 고리는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다 여겼는데 대반전이다. KIA가 불펜의 힘까지 가세,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승(1패)을 따냈다.
하지만 올가을 믿기힘든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 KIA불펜은 한국시리즈 들어 3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1실점(평균자책점 1.04)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환골탈태다.
KIA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대1로 승리했다. 1패 뒤 3연승의 대단한 기세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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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도 KIA는 3대5로 패했지만 선발 헥터(6이닝 5실점 4자책) 이후 심동섭-임창용-김세현이 1이닝씩을 책임지며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IA 불펜은 누구도 예상못한 선전을 펼치고 있다.
2차전 양현종의 완봉이 시리즈 흐름을 바꿨고, 3선발 팻딘과 4선발 임기영이 3차전과 4차전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면 탄탄한 불펜은 승리를 완성시킨 셈이다.
더욱이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4경기에서 무려 50득점으로 단일 플레이오프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운 두산 방망이다. 헥터-양현종 KIA '원투펀치'가 단단하지만 경기 후반이 되면 두산 쪽으로 흐름이 완전히 기울 것으로 봤지만 결과는 달랐다.
KIA 불펜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것만으로는 도대체 설명이 안 된다. 큰 경기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차분하고 두산 타자들의 약점을 적절히 파고들고 있다. KIA 전력분석팀이 준비를 제대로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5차전을 앞두고 있지만 KIA는 선발이 제대로 돌아가고 방망이도 점점 기운을 차리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불펜이 최고 효자가 돼 돌아왔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