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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보호 선수 명단을 건네 받았다. 성탄절에 고민이 시작됐다.
두산은 또다른 FA 이적 선수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을 때 보상 선수로 외야수 백민기를 택했었다. 눈에 띄는 기록이 아직 없는 무명의 선수였다. 롯데의 보호 선수 명단 전략이 나름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와 LG는 또 다르다. LG는 유망주, 특히 젊은 투수 자원이 많은 팀이다. 선수들의 가능성만 놓고 보면 20인 명단이 빡빡한 수준이다. 두산이 잘만 택한다면 1군에서 곧장 '터질 수 있는' 자원을 데리고 올 수 있다.
사실상 눈치 싸움이나 다름 없다. 두산은 내야와 외야 모두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뎁스가 10개 구단 중 가장 두껍다. 내야에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오재일을 비롯한 주전급과 류지혁 등 치고 올라온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무섭고, 김재호와 박건우가 버티고 있는 외야는 민병헌이 빠졌어도 빈 자리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도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만약 두산이 LG의 좋은 투수 자원을 선택하게 된다면 당장 마운드 보강에 나설 수 있다. 필승조의 부담이 컸던 불펜진에 새로운 자원이 합류한다면 빈틈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두산은 LG와의 '두뇌 게임'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또 백민기 케이스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