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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운 문제지…."
선수단 계약 등은 구단이 주도하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 특성상 현장, 감독의 의중도 많이 반영된다. NC의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 김경문 감독이다. 2004 시즌부터 2011 시즌 중반까지 7년 반 동안 두산 베어스를 이끌며, 두산을 화수분 야구 원조 팀으로 만들었다. 두산을 떠나자마자 그 해 가을부터 신생팀 NC의 감독이 돼 팀을 신흥 명문으로 도약시키고 있다.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때문에 최근 베테랑들이 설 자리를 잃는 냉혹한 현실을 김 감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 궁금했다.
김 감독은 "각 팀들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얘기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참 어려운 문제다. 분명히 프로 무대는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언제까지 계속 주전으로 뛸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하며 리빌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부동의 주전 외야수로 뛰던 이종욱을 대신해 권희동, 김성욱 등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그렇다면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의 FA 계약과 최준석 영입은 어떻게 설명이 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베테랑이라고 무조건 희생을 당하고, 내려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은 우리 NC가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선수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포스트시즌에 매번 진출하는 팀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 공로를 분명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최준석에 대해서도 "감독의 선택이 다양해질 수 있다. 이호준이 빠진 가운데 강력한 우타 대타, 그리고 지명타자 등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으로서의 가치와 함께, 전력에 분명 도움이 되기에 잡았다는 뜻이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 정(情)으로만 야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결국 김 감독의 말과 그동안의 선택 등을 종합해보면 결론이 나온다. 팀 구성에 있어 베테랑들의 존재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들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언제까지 팀이 베테랑들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그들을 대체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동안, 베테랑들은 그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돼줘야 한다. 그리고 그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 베테랑들은 명예롭게 내려올 마음의 결단을 내리는 게 모두에게 좋다.
리빌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젊은 선수들만 고집하고, 당장 성적에 집착해 무조건 실력과 경험에만 기대는 것보다 신-구 조화가 이뤄지는 팀이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NC는 손민한 이후 장현식, 구창모 등 젊은 투수들이 튀어나왔고 이호준 이후 모창민, 권희동 등이 새롭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게 좋은 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