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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누구도 예상못한 개막 6연패를 당했다. 겨우내 불안감이 없진 않았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고 조쉬 린드블럼과는 협상이 틀어졌다. 하지만 펠릭스 듀브론트를 영입했고, 시범경기에서 구위도 확인했다. 공격력이라면 강민호의 난 자리를 민병헌으로 채웠다.
대진 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개막전, 이후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NC 다이노스와의 홈개막 시리즈까지. 지난해 가을야구를 했던 세 팀을 줄줄이 만났다. 롯데 역시 지난해 후반기 약진을 거듭하며 강팀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전력이 강한 상대는 작은 구멍도 허용하지 않는 법이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해도 롯데 방망이는 어디부터 손봐야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5.14로 전체 8위다. 좋은 수치는 아니지만 타격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롯데는 이병규(5타수 2안타), 신본기(6타수 2안타)를 제외하고는 타율 2할5푼 이상을 기록중인 타자가 없다.
주전 타자들이 죄다 부진하기 때문에 타선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공격력에 선은 고사하고 연결점 조차 없는 상황이다. 상대 투수들로선 롯데를 만나면 편할 수 밖에 없다. 하나같이 방망이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렇다할 실점 위기 상황이 적다. 힘을 모아 던질 수 있고,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두명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다면 타순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변화를 꾀할 수 있지만 주전 대부분이 최악의 방망이 컨디션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는 개막 6연패에 빠졌다. 이후 2연승 뒤 1패, 그 뒤로 7연승을 내달았다. 반전의 계기가 됐던 것은 홈런군단 SK의 무자비한 방망이였다. 연패를 끊기 위해선 에이스가 필요하고, 연승을 타려면 방망이 동반없이는 불가능하다. 좋은 선발투수를 4명, 5명씩 보유한 팀은 많지 않다. 치고 나가는 힘은 방망이에서 나온다. 롯데가 반전을 만들기 위해선 풀이 죽은 방망이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