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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고민에 빠졌다. 활약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외국인 원투펀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의 연이은 실망투 때문이다. SK 와이번스와의 홈개막전에 샘슨과 휠러가 이틀 연속(3월 30일, 31일) 출동했지만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팀이 3연패에 빠진 것보다 선발 축이 흔들릴 수 있어 더욱 뼈아팠다. 외국인 투수는 선발 로테이션의 뼈대다. 외국인 투수가 휘청대면 나머지 국내 선발진이 영향을 받는다. 당장 불펜소모가 극도로 커진다. 마운드 전체에 노란불이 켜진다.
한화로선 충격적인 2경기다. 샘슨은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최고구속 153km의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겸비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주자만 나가면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남발한다. 빠른 공을 던져도 타자들이 자주 커트해 투구수가 많아진다. 긴 이닝을 책임지는 이닝이터로서의 활약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개막전에서는 4이닝 동안 110개를 던졌고, 30일 경기에서도 4⅔이닝 동안 투구수는 113개에 달했다.
휠러는 지난 25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기록했다. 좋은 피칭이라며 칭찬이 자자했다. 제구가 좋고, 코너워크도 뛰어났다. 31일 경기에서는 약점이 보였다. 마운드에서 뭔가 불안하고 제구도 꽤 흔들렸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기 위해 좌우 코너워크에 치중하다 투구수도 늘어났고, 주자도 계속 출루했다. 최고구속이 143km 정도여서 코너워크와 제구가 안되면 버티기 쉽지 않다. 일시적인 부진인지, 상대의 분석이 본격화된 것인지 묘한 상황이다. 다음 등판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용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젊고 건강한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샘슨은 27세, 휠러는 28세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이들에게서 좀 부족한 면을 보더라도 최소 2~3년을 함께할 생각으로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국내 리그에서 야구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샘슨의 경우 가르쳐 가며 이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 각각 두 차례 등판에 불과하다. 하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에 한화로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