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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니퍼트, 다음 등판이 걱정
니퍼트는 어깨 통증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정상 합류하지 못했다.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이닝 피칭을 했는데,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구위는 실망스러웠다. 김진욱 감독조차 정상 구위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의 걱정처럼 경기 초반은 좋지 않았다. 1회말 박민우를 상대로 던진 초구가 140km에 그쳤다. 박민우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하고, 2번 김성욱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제구도 높고, 공도 밋밋했다.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구속은 늘었다. 경기 중 150km도 1번 찍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니퍼트의 그 모습은 아니었다. 결국 4회 재비어 스크럭스, 나성범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치기 좋은 곳으로 몰리자 강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5회를 채웠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지 있는 힘껏 던진 5회에는 삼진 3개를 잡아냈다. 5이닝 90개 투구, 6안타(3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모두 홈런에서 나왔다. 다행히 타선의 도움 속에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4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NC 타선이 아니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됐을까 의문부호가 남는 경기였다. 오랜만에 선발 등판이라 낯설고 긴장해 구위가 안좋았다면 희망이 있는 것이고, 여기서 구위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니퍼트의 이번 시즌이 험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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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3경기 완벽한 투구로 큰 관심을 받게 된 왕웨이중의 4번째 등판. 쉬운 여건은 아니었다. 그 3경기는 개막 후 타격에서 무기력했던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한 경기였다. 그에 반해 KT는 시즌 초반 타격에 있어서는 가장 핫한 팀 중 하나다.
여기에 팀은 연패에 빠져있었고, 최근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발언으로 아시안게임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경기 전에는 자신 때문에 성사된 창원시-대만 타이중시 우호도시 협약 체결까지 열렸다. 김경문 감독은 "왕웨이중도 생각이 많을 것이다. 팀이 연패를 하고 있는 것도 알 것이고…"라고 말하며 걱정을 했다.
그래서였을까.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 선두 심우준에게 2루타를 맞고 강백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삼진과 병살타로 넘겼다. 2회에도 선두 유한준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1사 후 박경수 이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다시 한 번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 이닝 3실책에는 왕웨이중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NC는 3회에만 1루, 3루, 유격수 포지션에서 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버티던 왕웨이중의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이 3개의 실책이 모여 허무하게 2점을 잃고 말았다.
매 이닝 선두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한 왕웨이중은 4회에 한국 데뷔 후 첫 홈런을 허용했다. 이해창이 왕웨이중을 울린 주인공. 이해창은 5회에도 2사 2, 3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며 왕웨이중에게 첫 패전을 안겼다. 천적이 될 조짐이다.
최고구속 150km의 직구, 그리고 144km의 슬라이더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선 3경기와 비교해 제구에서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최근 쏟아진 이슈들에 대한 부담때문이었는지, 물오른 KT 타선을 맞이해 긴장해서였는지 알 수 없지만 동료들의 실책을 떠나서라도 왕웨이중 스스로 완벽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특히, 4-3으로 앞서던 5회 2사 2, 3루 위기서 전 타석 홈런을 친 이해창을 상대로 무리한 승부를 벌이다 2루타를 허용한 게 아쉬웠다. 1루가 비어있었고, 뒤에 상대 9번 박기혁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신중한 승부를 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