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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한화의 지긋지긋한 넥센포비아, 막내 정은원이 희망을 노래했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5-08 22:59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1루 한화 정은원이 2점홈런을 날리렸다. 홈인하며 기쁨을 나누는 정은원.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08/

한화 이글스가 점차 '넥센 포비아'에서 벗어나는가. 한화는 넥센 히어로즈만 만나면 한없이 수축된다. 끝임없이 당하는 와중에 극적인 승리를 낚으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10대9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주 4승1패의 상승세,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에이스 키버스 샘슨의 선발 등판, 한화 킬러로 통했던 넥센 김태완이 2군행까지 갖은 호재는 소용이 없었다. 만18세 고졸 새내기 정은원의 9회 추격 투런포가 꺼져가던 한화의 심장에 불을 지폈다.

한화는 2012년 이후 6년째 넥센에 시달리고 있다. 중요순간에 넥센을 만나 상승세가 꺾이는가 하면 팀분위기에 치명타를 잃는 경우가 잦았다. 이날 승리전까지 1승4패를 기록중이었다. 이제 2승4패. 하지만 2012년 상대전적 10승1무8패로 우위를 기록한 뒤 6년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 6승10패, 2014년 4승11패, 2015년 6승10패, 2016년 5승11패, 지난해 6승10패까지.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의지를 굳게 다진 한화였다. 지난주 한화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3연전 스윕을 달성했고, 삼성 라이온즈에 1승1패를 기록해 4승1패의 상승세를 탔다. 불펜진의 안정을 바탕으로 방망이도 필요할 때 점수를 만들어냈다. 더욱이 이날 선발은 키버스 샘슨이었다. 샘스는 전날까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2경기 연속 무4사구를 기록했다. 최고시속 152km의 강속구에 제구도 훌륭한 모습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2루 넥센 장영석이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한화 샘슨이 아쉬워하는 모습.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08/
경기를 앞두고는 한화로선 희소식도 날아들었다. 2년전 한화에서 방출된 뒤 넥센에 자리를 잡은 김태완의 2군행이었다. 김태완은 한화만 만나면 펄펄 난다. 올해도 시즌 타율은 2할2푼에 그첬지만 한화를 상대로는 3할5푼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기록한 2루타 2개와 홈런 1개는 모두 한화전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경기전 "김태완의 2군행은 우리로선 좋다. 이상하게 김태완이 우리를 상대하면 날아다니곤 했다"며 웃었다.

뭔가 변화의 조짐이 만들어질 것처럼 보였지만 넥센은 강했다.

한화가 2회 먼저 2점을 내고 넥센은 2회말 3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가 3회초 송광민의 2점홈런으로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넥센은 5회에 4득점하며 다시 7-4로 앞서나갔다. 7회말에는 넥센 3번 이택근의 쐐기 2타점 적시타까지 터져나오며 9-6으로 더 달아났다. 9회초 마무리 조상우는 3점차의 여유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에는 잿빛 미래만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루키 정은원의 투런포, 이어진 이용규 사구-양성우 안타에 이어 2사 1,3루에서 김태균의 동점타, 이성열의 결승타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상대가 가장 가슴아플만한 곳을 후벼판 승부였다.

한화는 지난해 결코 잊을수 없는 패배를 당한적이 있다. 2017년 5월 18일 마무리 정우람이 넥센 이택근에게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날 이후 한화는 5할꿈이 점점 사그라들었고 결국 내리막을 탔다. 매번 치고 올라갈만하면 넥센을 만나 동력이 꺼져버리고 말았던 한화다. 8일 한화는 적진에서 1승 이상의 승리를 쟁취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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