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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가 빠져도, 주전 선수가 아파도 전력은 흔들리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다.
그리고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현재진행형이다. 민병헌까지 빠져나가면서 걱정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 현재 외야 수비나 공격 모두 큰 고민이 없다.
우익수와 상위 타선을 맡아주길 고대했던 외국인 타자 카드는 현재까지 냉정히 말해 실패다. 지미 파레디스가 변화구에 큰 약점을 보이며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두산은 이날 또다른 주전 외야수 박건우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5일 경기에서 손등에 사구를 맞은 영향으로 수비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박건우가 3일 연속 선발 제외됐다. 때문에 기존 주전 외야수 가운데 김재환만 정상 출전하고, 중견수 조수과 우익수 김인태가 '테이블세터' 호흡까지 맞췄다.
결과는 대성공. 이들은 기회를 기다렸다는듯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조수행은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하며 팀의 13대7 대승을 이끌었다.
조수행은 "백업으로 나가더라도 언제든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한다. 형들이 워낙 잘해서 덕아웃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동생들이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전투 의지를 불태웠다.
두산은 조수행, 김인태 뿐 아니라 정진호, 국해성, 이우성 등 백업 외야수들도 다른 팀에서는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과 성장 가능성을 겸비하고 있다. 현재는 이들이 서로 자연스러운 경쟁 구도를 형성해 건강한 기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내야도 마찬가지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가는 방망이를 앞세운 최주환과 탄탄한 수비력으로 무장한 류지혁은 지난해부터 기존 선수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다. 특히 최주환은 고정 수비 포지션이 없는데도 타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한다. 특정 선수 의존도가 낮고, 선수단 전체가 자유로운 경쟁을 펼치는 두산의 저력이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