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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창원 마산야구장의 관중석에는 낯선 얼굴들이 보였다. 이들이 입은 파란색 점퍼에는 오승환(토론토 블루제이스) 경기에서 자주 보던 '새'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최 정 선수도 눈여겨 볼 것 같다"고 묻자 힐만 감독은 "더는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질문한 기자에게 "시도는 좋았다"고 농담했다.
힐만 감독의 뉘앙스를 보면 나성범과 함께 최 정도 그들의 리스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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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한국인 투수를 보유한 토론토에게는 구미를 당길만 하다.
최 정도 마찬가지다. 최 정은 빅리그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거포'형 타자다. 올시즌 벌써 홈런만 16개를 쳐내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산술적으로는 올시즌 6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아시아의 MLB 최상위 유망주'라는 컬럼에서 나성범과 최 정을 거론했다. 이 사이트는 나성범에 대해 "아마추어 때부터 빅리그의 관심을 받았지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KBO리그에서 시작했다. 정상급 운동 능력을 가졌고 메이저리그 수준의 파워도 있다"고 했다.
최 정에 대해서는 "타격이 주무기인 최 정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코치였던 이만수 전 SK 감독을 만나 어퍼 스윙을 배웠다"며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는다"고 했다.
때문에 토론토 스카우트 입장에서는 이번 시리즈는 나성범과 최 정을 함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10일 경기에서 최 정은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나성범도 팀은 패배했지만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충분히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KBO리거들의 빅리그 진출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가운데에도 이들에게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방증이다. 나성범과 최 정이 지금처럼 팀에서 활약한다면 우리는 또다른 코리안 빅리거를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