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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KT 위즈 '괴물신인' 강백호는 프로 데뷔 후 제대로 된 롤러코스터를 탔다.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 첫 타석 홈런 등 3월 일정 타율 3할7푼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4월 한 달 타율이 2할2푼9리로 뚝 떨어졌고, 홈런도 1개로 줄었다. 5월 들어서도 별다를 게 없었다. 11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9일 NC 다이노스전까지 5경기 연속 무안타. 주변에서는 "역시 신인은 신인이다"라며 수군거렸다.
신인선수가 어려움을 겪다보니 그동안 부진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도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켰다. 강백호는 처음에는 부진에 대해 살짝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 잃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싶어하는듯 보였다. 강백호는 "체력 말씀을 하시는데, 전혀 힘든 건 없고 배트 스피드는 개막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빠른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상대 견제에 대해서도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고 느꼈다. 잘 될 때는 어떻게 쳐도 안타가 됐는데, 안되니 잘맞은 타구들이 전부 야수 정면으로 가더라.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신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내 겸손 모드를 발동했다. 그리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강백호는 "개막하고 처음에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어떤 공이든 자신있게 치고, 막 휘둘렀다. 그런데 조금 안풀리니까 나도 모르게 조급해졌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 여유가 사라졌다"고 말하며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다. 원래 생각 없이 쳐야하는데, 생각이 많아지니 내 스윙을 못했다. 나는 똑똑하지 않은데, 너무 똑똑한 척을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 선수들은 이렇게 경험을 쌓으며 공부하고, 깨닫는다. 그렇게 성장한다. 시작부터 자기가 마음 먹은대로 술술 풀릴 수 있을만큼 야구가 쉬운 종목은 아니다. 강백호는 "솔직히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그런데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께서 그걸 잘 잡아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여유 있게, 패기 있게 하고 싶다. 조금 건방져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아직 내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여기서 만족하면 안좋아질 것 같다. 성장을 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