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만에 두산 베어스에서 홈런왕이 탄생할까. 아직 시즌이 끝나려면 멀었지만 그 꿈이 가까워지고 있다.
1-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2루서 타석에선 김재환은 롯데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의 142㎞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케하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까지 300루타에 2루타만 남겨놨던 김재환은 홈런으로 4루타를 추가해 302루타를 기록해 그 어떤 타자도 기록하지 못했던 3년 연속 300루타를 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 홈런으로 로맥과 홈런 공동 선두.
김재환은 6월말에 26개의 홈런으로 1위를 달렸으나 7월에 로맥에게 추월당했다. 아시안게임전까지는 33개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등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에 있었다. 로맥은 37개로 4개나 앞서면서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이후 김재환이 힘을 냈다. 5일 잠실 KIA전과 6일 대구 삼성전서 1개씩 때려냈고, 8일 인천 SK전에선 김광현을 상대로 홈런을 쳐 36개로 그동안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던 로맥에 1개차로 다가섰다. 좋은 타격감이 부산까지 함께 내려왔고 몰아치기로 2개를 더해 선두가 됐다.
김재환과 로맥의 타격 페이스가 눈에 띄게 차이난다.
김재환은 아시안게임 이후 이날까지 치른 7경기서 타율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11개 안타 중 홈런이 5개. 타점도 12개나 올려 111타점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로맥의 타격감은 바닥이다. 이날까지 7경기서 타율이 1할8푼5리(27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게다가 5개의 안타가 모두 단타. 장타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넥센의 박병호가 김재환과 홈런왕을 다툴 듯하다. 박병호는 이날 9회초 솔로포를 치며 37개로 김재환에 1개차 공동 2위가 됐다. 아시안게임전까지 김재환과 33개로 같았고, 아시안게임 이후 4개의 홈런을 쳐 장타력이 폭발하고 있다.
김재환이 홈런왕에 오른다면 두산 선수로는 1995년 김상호와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역대 세번째로 홈런왕이 된다. KBO리그 구장 중 가장 커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잠실에서 탄생하는 홈런왕이라 더 의미가 크다.
경기후 김재환은 아시안게임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재환은 "아시안게임에서 쉬지않고 경기를 한게 플러스 요인이 된것 같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벤치에서도 자신있게 치라는 사인이 나와 운좋게 홈런 2개를 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초의 3년 연속 300루타 기록에 대해선 "300루타는 내게 과분한 기록이다"라고 한 뒤 "개인 기록에 연연하기보다 초심잃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목표는 팀 1위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