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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서울 히어로즈 야구단)가 변화 기로에 섰다. 넥센 타이어와의 네이밍 스폰서십이 올해 말로 끝난다. 넥센 타이어와 재계약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난 31일 유력 후보인 키움증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됐는데, 네이밍 스폰서십에 관심을 가진 복수 기업이 확인됐다.
2010년부터 서울 히어로즈는 대내외적으로 '넥센 히어로즈'로 불렸다. 그로부터 9시즌. 야구팬들은 '넥센'이 입에 딱 붙은 상태다. 그렇다고 구단명의 변화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 네이밍 스폰서십 협상과 교체 움직임이 일부 팬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자생구단 넥센으로선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는 KBO리그의 안정적인 운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변화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넥센 타이어와도 인연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재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넥센 타이어는 올 시즌 초반 이장석 전 대표의 구속(배임 및 횡령) 등 여러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히어로즈 경영진의 책임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렇다할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자 후원금을 수개월 동안 지불유예하기도 했다. 이후 야구팬과 리그정상화를 위해 자금 지급을 재개한 바 있다.
이후 넥센 타이어는 스폰서십 재계약 우선협상기간 동안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다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즈 구단과 넥센 타이어는 지난 9시즌을 함께 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비슷한 조건이면 넥센 타이어와의 현상유지가 낫다고 보고 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 만약 키움증권과 스폰서십을 체결하게 된다면 커지는 계약금 측면 외에 새 출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해 '영구실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고 징계에도 불구하고 야구단 대주주인 이 전 대표의 구단 장악력에는 실질적으로 제동을 걸지 못한다.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공산이 크다. KBO는 대주주 징계에 고민이 컸다. 야구단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기우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로선 리그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히어로즈 경영진의 대오각성 여부는 다른 부분이다. 내부개혁을 위한 시간은 번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