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한화 선발 와이스가 포효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0/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와이스가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31/
사진=와이스 아내 SNS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들에게 한국 이름을 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대전을 떠났지만, 한화 이글스를 향한 애정만은 여전히 뜨겁다.
메이저리그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내년 출산 예정인 아들의 이름 공모에 나섰다.
와이스의 아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들의 미들네임에 한글 이름을 넣으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 이름들"이라는 글과 함께 '문', '규', '우주', '민재'를 덧붙였다.
와이스는 말 그대로 한국에서 '인생역전'을 이뤄낸 선수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29번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단한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도 선발로 나선 경험은 단 1번 뿐이었다.
독립리그를 거쳐 2023년 대만리그에 진출했지만, 호투를 이어가던 중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다시 독립리그로 돌아온 그에게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선수를 찾던 한화가 손을 내민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한화에서 와이스는 1m93의 큰 키를 활용한 150㎞를 상회하는 직구에 강렬한 스위퍼를 섞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6월말 첫 합류 이후 정규계약까지 맺었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1회 포함 16경기 91⅔이닝 5승5패를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1사 LG 홍창기를 삼진 처리한 한화 선발 와이스가 투수 교체 움직임이 보이자 더그아웃을 향해 더 던지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0/
그 결과 95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은 올해는 팀동료 코디 폰세와 함께 리그를 휩쓴 원투펀치가 됐다. 다승 3위(16승) 5패 평균자책점 6위(2.87) 이닝 3위(178⅔이닝) 등 전방위에 걸친 호성적을 이어갔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오히려 메이저리그에 역수출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년 2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와이스도 야구장 안팎에서 친화적인 매력을 뽐냈을 뿐더러, 와이스의 아내는 한화팬들과 함께 대전구장 주위를 도는 러닝크루를 결성하는가 하면, 대전 중구 홍보대사를 맡는 등 사회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한화 선발 와이스가 포효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0/
이어 와이스의 아내는 현재 임신중인 아들의 이름에 한국 이름을 넣겠다 밝힌 것. 예시는 문동주, 정우주 등 한화 동료들 이름에서 떠올렸거나, 듣기 좋은 한국 단어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와이스는 한국을 떠날 당시 SNS를 통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나와 아내는 한국의 환영, 정이 가득한 문화에 푹 빠졌다. 한국 바베큐 그릴을 사갈 정도다. 한화는 일을 넘어 내 가족이 됐다. 언제나 내 일부일 것이다. 영원한 작별이 아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자"며 뜨거운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비록 몸을 떠났지만, 와이스 부부의 한국 사랑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