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100여일을 앞둔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놓였다.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하메네이(86)가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사망하며, 이란이 월드컵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일(한국시각) 이란 정부는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40일간 전국민적 추도 기간과 일주일 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스포츠계도 멈췄다. 이란 프로축구 리그가 무기한 중단됐다.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즈 회장은 "추후 공지가 있을때까지 리그를 중단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탈출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타즈 회장은 월드컵 불참도 시사했다.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이란은 벨기에, 뉴질랜드, 이집트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6월 16일 뉴질랜드, 22일 벨기에와의 1, 2차전을 LA에서, 27일 이집트와의 3차전을 시애틀에서 치르는 등 조별리그 전 경기를 미국에서 치른다.
로이터 연합뉴스
타즈 회장은 자국 국영방송(IRIB) 인터뷰에서 "최고 지도자가 적국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비극 속에서 공격 당사국 영토에서 축구 경기를 치르는 것은 국민 정서와 안보 측면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종 결정은 국가 스포츠 지도부와 정부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참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FIFA도 긴급 회의를 열었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은 국제축구평의회(IFAB) 연례 총회에 참석해 "이란 관련 뉴스를 접했다"며 "이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지만, 세부 사항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전 세계 모든 이슈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워싱턴에서 열렸던 조 추첨 행사에는 모든 출전국이 참가했고, 우리는 모든 팀이 안전하게 월드컵을 치르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공동 개최국(미국·멕시코·캐나다)과 계속 소통할 것이다. 모든 참가국은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실제 월드컵에 나서지 않을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FIFA 평의회 또는 관련 위원회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출전국이 정해지는데, 정확한 규정이 없어 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움라(이슬람공동체)의 이맘(이슬람 시아파의 영적지도자)을 살해한 자들을 가혹하고 결정적이며 후회하게 할 처벌을 내리겠다"고 경고한만큼 월드컵 기간 내 테러도 배제할 수 없다. 월드컵 시계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