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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약물 논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특히 '레전드'로 군림했다가 약물 경력으로 불명예 퇴진한 선수들에게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자격이 있는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로저 클레멘스와 배리 본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은퇴했다. 둘 다 약물 복용자라는 낙인이 찍혔고, 그로 인해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탈락했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소속 기자 6명의 투표 현황도 공개했다. 클레멘스와 본즈 모두 6명 전원으로부터 '헌액돼야 한다'는 지지를 받았다. 이들 6명은 모두 본즈를 1순위, 클레멘스를 2순위로 꼽았고, 리베라와 할러데이, 마르티네스, 무시나에게도 모두 표를 던졌다.
클레멘스와 본즈는 약물 논란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이 사실상 박탈된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기자단 투표 결과를 보면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 이번에는 실제 헌액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득표율 추이를 보면 클레멘스가 45.2%→54.1%→57.3%, 본즈는 44.3%→53.8%→56.4%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지닌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들의 성향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공개된 중간 집계 결과만 가지고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422명이 투표에 참가한 지난해 클레멘스와 본즈는 사전 집계에서 각각 61.2%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실제 결과는 그보다 4%포인트 정도 낮았다.
두 선수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찬성하는 쪽은 "약물 논란이 점점 과거의 일로 희석되고 있다. 해당 선수들은 은퇴 후 비난을 감수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또 약물을 복용하기 이전 활약상만 보면 명예의 전당 자격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이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 그야말로 공식적인 '명예 회복'을 이룰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는 오는 23일 발표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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