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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35)의 두번째 FA 계약. 생애 첫 FA계약을 앞둔 삼성 내야수 김상수(29)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협상 테이블에서 통상 선수 측은 다른 선수와의 비교 선상에서 이야기를 한다. '누구 누구가 비슷한 상황에서 얼마를 받았다'가 중요한 기준이다.
물론 이 비교라는게 큰 의미는 없다. 협상의 기준이 되려면 사실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란 가정 하의 변수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변수가 통제된 상황은 현실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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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연도였던 2014년 박경수의 활약은 미미했다. 87경기에서 0.228의 타율과 2홈런 19타점. 하지만 KT는 내야에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다. 이적 계약이라 선수의 의욕을 고취할 필요도 있었다. 온통 젊은 선수 일색인 클럽하우스에서 리더가 돼 달라는 당부의 의미도 담겼다. 때 마침 신생구단은 보상선수도 없었다. 후한 대우 속에 자존감을 회복한 박경수는 팀의 배려에 멋지게 보답했다. 이전까지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두자리 수 홈런을 매 시즌 기록하며 공-수의 중심에 섰다.
김상수는 이번 FA 중 가장 젊다. 유일한 1990년대 생이다. 1984년 생 박경수의 4년 전보다 두살이 어리다. 잔부상이 있었지만 여전히 향상될 수 있는 나이다.
수비 공헌도도 높다. 김상수는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수비승리 기여도(WAAwithADJ) 수치가 1.112, 전체 4위로 높다. 해외 유턴파 동기생 이학주와 함께 올시즌 4년 만의 가을야구를 노리는 삼성 내야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
김상수 계약조건을 둘러싼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4년 전 박경수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못 미치는 조건의 이야기도 들린다. 김상수로서는 시대를 잘못 만난 탓에 억울하게 느껴질 법한 상황이다.
협상의 기본 틀이 큰 규모로 바뀌기 어렵다면 옵션이나 인센티브를 활용해 빠른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양측에 윈-윈이 될 수 있다.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도, 동기부여도 결국 미래를 위한 협상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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