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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대만 가오슝.
정 훈이 스스로 내린 2018시즌 평가는 냉정했다. "내 목표가 백업이었다면 지난 시즌 성적에 충분히 만족했을 것이다.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주전이다. (지난 시즌 성과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는 "(지난 시즌) 또다시 사이클이 반복됐던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2군에서 시작하다 1군에서 성과가 나오니 성적에 대한 욕심이 나기 시작하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작 그가 주목한 것은 성적이 아니었다. 정 훈은 "예전엔 '왜 내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잠기다보니 야구장에 가기 싫을 때도 있었다"며 "돌아보면 그동안 간절함을 이유로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날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이)대호형이나 (손)아섭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비해 70~80% 정도는 바뀐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난 시즌은 성적보다 더 큰 부분을 얻은 해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정 훈은 "여러 포지션을 준비 중이다. 지금 위치에서는 내 장점을 살리는게 맞다"며 "감독님, 코치님들이 내게 바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일단 방망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에 대해선 "지난 시즌 1루를 맡아보니 빠른 타구가 많이 오더라. 안되면 몸으로라도 (타구를) 막아야 한다. 몸으로 막는 것은 자신 있다. 우리 팀에 좋은 외야수들이 워낙 많지만, 경기 중 기회가 올 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의 조언을 두고도 "감독님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 해주시는 조언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믿음을 드리기 위해선 보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함께 하는 기회를 더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 훈에게는 더 간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늘어났다. 다가오는 3월 '인생의 반쪽'인 첫 아들을 품에 안게 된다. 정 훈은 "태어날 아들을 생각하면 야구가 더 간절해진다. 어느 때보다 잘하고 싶은 시즌이기에 준비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연애할 때는 경기장에서 응원가가 자주 들렸는데 요즘 뜸하다'고 하더라"고 웃은 뒤 "지난 시즌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를 대하는 마음만은 굳건히 유지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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