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두둑한 배짱, KIA 김기훈 "투수라면 마운드에서 싸워야 한다"

기사입력 2019-03-29 17:34



"투수라면 마운드에서 싸워야 한다."

'괴물 루키' 김기훈(19)의 한 마디에서 두둑한 배짱을 느낄 수 있었다.

김기훈은 지난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3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7km.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89개의 공을 던졌다.

4-2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가 끝났다면 역사적인 주인공이 될 뻔했다. 13년 만에 KIA의 1차 지명 고졸 신인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KIA 고졸 신인 투수가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승리를 따낸 건 2006년 한기주가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김기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영창이 7회 2실점하면서 '괴물 루키'의 승리는 다음 기회를 약속해야 했다. 그래도 부담감이 엄청난 프로 선발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았다"던 김기훈은 "전략을 잘 짰다.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 부족했던 제구와 변화구 컨트롤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4회 무사 주자 2루 상황에서 김기훈이 한화 김민하를 상대하던 상황에서 퀵 모션을 취한 순간 주심이 타임을 받아줬다. 투구 동작을 멈추지 못한 공이 가만히 서 있던 김민하의 엉덩이를 맞춰 다소 멋쩍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김기훈은 "모르고 던졌다. 던지지 않으면 밸런스가 깨질 것 같아 던졌는데 손목이 잘 들어가 공이 그 쪽으로 향했다. 곧바로 사과 드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기훈은 김민하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첫 실점하고 말았다. 김민하는 김기훈의 공을 커트하면서 계속해서 괴롭힌 뒤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기훈은 "욕심이 있어서 아웃을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곧바로 포수 김민식이 마운드에 올라 김기훈의 마음을 안정시켰다. 김기훈은 "당시 민식이 형이 이런 상황에서 볼을 남발하다 대량실점을 할 수 있으니 빨리 줄 점수는 주고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김기훈은 1사 2루 상황에서 호잉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한 점을 더 내주고 김태균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이성열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김기훈은 "마음이 급해지면 1회라 생각하고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투수라면 마운드에서 싸워야 한다. 카운트를 잡을 때는 완급조절을 했지만 위닝 샷을 던질 때는 힘을 모아 던졌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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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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