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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한화 초유의 빅이닝, 비와 눈치 싸움 끝에 웃었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04-07 17:41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9 KBO 리그 경기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만루 한화 정은원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고동진 1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24/

부산 사직구장에서 비와의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한화가 3회 초유의 빅이닝을 만들면서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5회말 종료를 향한 눈치 싸움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한화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회에만 13안타(2홈런), 16득점을 몰아치며 16대1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한화는 기분 좋게 2연패에서 탈출했다. 최상의 결과였다. 빠르게 승부를 결정지었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두 번의 우천 중단 끝에 경기는 6회를 마친 뒤 콜드게임으로 종료됐다.

전날 주전 포수 최재훈의 부상 등으로 힘든 경기를 한 한화는 다시 정상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정근우 송광민 등 주전 선수들이 돌아왔다. 푹 쉰 덕분일까. 한화는 시작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가 2회말 허 일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 득점했다. 그러나 한화 타선은 3회초 제대로 갚아줬다.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타가 쏟아져 나왔다. 정근우의 2타점 적시타, 정은원의 3점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송광민의 적시타가 터지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다.

구원 등판한 윤길현도 물 오른 한화 타선을 막을 수 없었다. 이후에도 대폭발했다. 3회에만 13안타(2홈런)를 몰아쳤다. 오선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안타를 쳤고, 정은원 송광민 김태균 지성준 장진혁은 한 이닝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수비 실책까지 나왔다. 윤길현이 ⅔이닝 9안타(1홈런) 1볼넷 10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유격수 강로한의 실책으로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지만, 그의 공은 쉽게 맞아 나갔다. 1루석 롯데 관중들은 김태균이 안타를 치자 "김태균!"을 연호하기도 했다.

타순이 세 바퀴 도는 진귀한 장면도 연출됐다. 3회 스타트를 끊은 지성준과 장진혁은 3회에만 세 타석을 소화했다. 지성준은 한 이닝 2안타(2루타 2개) 3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롯데는 결국 2사 2루에서 김건국을 투입해 불을 껐다. 장진혁의 좌익수 뜬공이 나오면서 이닝 종료.

한화 타자들이 폭발한 사이 사직구장에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졌다. 롯데 팬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5회 이전에 비로 경기가 끝나면, 노게임이 되기 때문. 한화 타자들은 이를 인지한 듯 빠른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5회초 사 1,2루에선 장진혁이 유격수 땅볼로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전력 질주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 타선이 야속했다. 5회말 세 명의 타자들이 장민재에게 모두 삼진을 당했다.

심판진은 5회가 끝난 뒤 오후 4시 4분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그라운드 정비 끝에 경기가 속개됐다. 그러나 6회말이 끝난 뒤 심판진은 다시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번에는 경기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한화는 비와의 눈치 싸움 끝에 웃었다.

한화는 3회 빅이닝으로 한 이닝 최다 득점(16점) 신기록을 세웠다.종전에는 LG 트윈스(1992년 4월 23일 잠실 OB 베어스전 1회, 2001년 8월 1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8회) 현대 유니콘스(1999년 7월 24일 군산 쌍방울 레이더스전 7회), 삼성 라이온즈(2003년 5월 15일 대구시민야구장 LG전 더블헤더 2차전 3회)가 한 이닝 13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각종 기록을 다 갈아치웠다. 타자들이 20타석을 소화하면서 한 이닝 최다 타석 기록을 세웠다. 종전에는 LG가 2001년 8월 11일 잠실 KIA전 8회에 18타석을 기록했었다. 역대 15번째 한 이닝 선발 전원 득점, 한 이닝 최다 타점(16개), 한 이닝 최다 안타(13안타) 등의 기록을 작성했다.
부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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