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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코치님과는 무관하다."
SK는 김 코치의 보직 이동이 확정된 19일 인천 NC전에 홈런 2개 포함, 11안타로 11득점을 올렸다. 비록 패했지만 올시즌 첫 두자리 수 팀 득점이었다. 반짝이 아니었다. 다음날인 20일 NC전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홈런 3개 포함, 장단 15안타 맹폭으로 10득점. 이틀 연속 두자리 수 득점에 이번에는 승리까지 따라왔다. SK는 김 코치가 없는 첫 주말 3연전에서 홈런 7개 포함, 35안타로 25득점을 올렸다.
주요 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말 상승세가 코치 보직 변경과는 관계 없는 일임을 강조했다. 21일 NC전에서 부상복귀 후 첫 홈런을 날린 한동민은 "그동안 정말 답답할 정도로 안 터졌다. 이제 (최) 정이 형도 치고, 로맥도 간간이 치고, 오늘 저도 쳤고, 이런 분위기를 몰아가면 잘 될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 상승 흐름에 대해 한동민은 "타격코치님이 바뀌시자 마자 이렇게 돼 선수 입장에서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시기가 좀 안 좋았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지도해주시고 챙겨주셨던 분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오히려 (바뀌시고 나서 죄송한 마음에) 저희 선수들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좀 더 잘 하자 하고 있다. 솔직히(타선이) 터질 때가 됐다"고 타격코치가 바뀐 후 폭발의 우연성을 설명했다.
20일 NC전에서 2회 승기를 잡는 3점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으로 부활한 주포 최 정은 경기 후 바로 "김무관 코치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열정적으로 많은 신경을 써주셨는데,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고 반성했다. 그 역시 "경기에서 타격은 선수들이 하는거다. 김무관 코치님 때문에 타선이 침체한 게 아니었다"라며 '내 탓이오'를 강조했다.
간판 타자들이 누차 강조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김무관 코치는 캠프 부터 꾸준하게 타자들에게 공을 들여왔다. 누적된 그의 노력이 선수들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쌓여있다. 보직이동하자 마자 터진 팀 타선이 김 코치의 공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많은 선수들의 흐름이 좋지 않은 시기가 겹쳤을 뿐이다. 반발력이 감소한 공인구와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이른 개막에 따른 추운 날씨도 '빅 볼'을 추구하는 와이번스 특성상 타 팀에 비해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 시즌 초는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였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김무관 코치의 보직 이동은 타자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슬슬 타격 흐름이 올라올 만한 시점에 '각성효과'까지 겹친 셈이다.
"터질 때도 됐다"는 한동민의 말은 이 모든 상황적 흐름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명쾌한 설명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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