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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분명 예상외의 호투였다.
신기한게 많았다. 임준섭의 선발등판은 KIA 시절인 2014년 10월 11일 광주 삼성전이후 1754일만이었다. 2015년 한화로 이적한 이후엔 한번도 선발로 나서지 않고 구원 투수로만 마운드에 올랐다. 그동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게 3⅔이닝이었고, 최다 투구수도 62개였다. 올시즌엔 2이닝, 36개가 최다. 전반기가 끝나고 바로 선발 통보를 받아 준비를 해왔지만 투구수를 빠르게 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 코칭스태프는 한계 투구수를 70개로 잡았지만 그 갯수까지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4회까지 이미 66개의 공을 던져 5회부터 교체되지 않을까 했지만 임준섭은 5회는 물론, 6회까지 올랐고, 초반엔 위기가 있었지만 오히려 5,6회에 삼자범퇴로 잘 막아냈다. 6회를 마친 뒤 투구수는 85개로 등판전 책정한 한계 투구수에서 15개나 오버됐다.
직구를 많이 던진 이유를 묻자 임준섭은 "포수 (최)재훈이의 사인대로 던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직구는 똑바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우타자 몸쪽으로 휜다"고 했다. 직구가 아닌 직구로 KT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한 것. 임준섭은 힘이 빠지자 구속은 떨어졌지만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 그것을 본 한용덕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5,6회에도 그를 믿고 내보낼 수 있었다.
임준섭은 "오늘 승리도 좋지만 다음 등판이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KT전의 호투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한다. 자연스럽게 휘는 직구의 위력이 다음 등판 때도 나올까. 일단 5년만에 다시 시작한 선발의 출발은 더할나위 없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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