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피말리는 승부 속에서 나오는 실수. 고개를 떨구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벤치의 심정은 펄펄 끓어오르기 마련. 실수 하나가 불러 일으키는 나비효과가 승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코칭스태프 차원에서의 '조치'가 이뤄지기도 한다.
올 시즌 KT 위즈 벤치엔 이런 '조치'가 없다. 코칭스태프 대신 선수들 스스로 알아서 '조치'를 취한다. 실책 등 경기 중 실수를 범한 선수가 스스로 선수단 전체에 커피를 돌리는 이른바 '커피 벌칙'이 이뤄지고 있다.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는 내야수 황재균이 선수단에 40잔의 커피를 돌렸다. 전날 7회초 2사 상황에서 상대 타자 파울플라이를 잡지 못한 '실수' 때문. 훈련을 앞두고 커피를 든 채 삼삼오오 모인 KT 선수들은 호탕한 웃음 속에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실수 때 내미는 커피 한 잔엔 패배주의를 걷어내고 만든 믿음과 자신감이 숨어 있다. 이 감독은 "타선, 마운드 모두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잘 해주고 있다"며 "아직 우리가 어디까지 갈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선수들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이라는 분위기를 만든 것 만큼은 수확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만년 꼴찌' 꼬리표를 떼고 가을야구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KT 안에 강팀의 DNA가 서서히 녹아들고 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