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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2.35로 '악화된' 류현진, 사이영상 이젠 불리해졌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8-30 14:35


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한국시각)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말 4점을 허용한 직후 긴장된 표정으로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류현진은 4⅔이닝 10안타 7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패전투수가 됐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45→1.64→2.00→2.35'

또다시 혼쭐이 났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각광받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8월 들어 극심한 난조에 빠지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은 안개 정국으로 돌입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독보적 위치에 서있던 류현진이 오히려 불리한 입장이 됐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4⅔이닝 동안 10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류현진 등 투수들의 부진으로 4대11로 크게 졌다.

지난 24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4⅓이닝 9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2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는 극심한 '난조'를 반복했다. 특히 지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3경기에서 14⅔이닝 동안 홈런 5개를 포함해 21안타를 내주고 18실점을 했다. 이전 22경기에서 142⅔이닝 동안 내준 29점의 절반을 넘는 점수를 최근 3경기에서 허용한 것이다. 체력 문제가 언급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지난 양키스전 직후부터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류현진은 2013년(192이닝) 이후 가장 많이 던졌다. 휴식이 필요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던 평균자책점 부문서 독보적 이미지가 한꺼번에 손상됐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전까지 1.45였던 평균자책점은 최근 3경기 연속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2.35로 치솟았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지만,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크 소로카(2.44)와의 격차는 0.09로 좁혀졌다. 3위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2.46)와도 0.11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사정권이다.

류현진이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던 것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꾸준함(consistency)'과 '압도성(dominance)'에서 극찬을 받으며 사이영상 투표권을 지닌 미국야구기자협회 기자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근 MLB.com 소속 기자들의 모의투표에서도 류현진은 37명 가운데 22명으로부터 1위표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확실히 구위와 제구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이날 애리조나 타자들을 상대로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버티던 류현진은 4회 선두 팀 로카스트로를 사구로 내보내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집중 구사했지만, 어중간한 높이에서 형성돼 노려치기에 나선 애리조나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아 나갔다. 포심 직구 구속도 89~91마일에 머물러 무기가 되지 못했고, 커터와 투심도 실투가 많았다.

8월말 현재 사이영상 경쟁은 류현진(12승5패, 2.35, 137탈삼진)과 슈어저(9승5패, 2.46, 200탈삼진, 그리고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8승8패, 2.66, 214탈삼진) 간 3파전으로 압축된다. 류현진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셋 중 누가 낫다고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디그롬은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허용하고 4실점했다. 슈어저는 전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4⅓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인상적인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류현진이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6~7이닝을 무리없이 막았다면 사이영상을 굳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이 더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이 부문에서 류현진은 지금까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류현진의 승수, 탈삼진, 투구이닝을 감안하면 2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은 '평범'해 보인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남은 한 달 동안 5번 선발등판할 수 있다.류현진으로서는 평균자책점을 1점대로 되돌려놓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체력 저하,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 등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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