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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SC)이 지난 2006년 3월 처음 개최됐을 때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경기 일정과 이동 거리 등에 관해 불만을 제기했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예선 라운드를 포함해 무려 6경기나 맞대결을 치르기도 했다. 국제대회에서 특정 국가끼리 6번이나 맞붙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다. 주최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을 결승까지 올려놓기 위한 WBC조직위원회의 계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WBSC가 대회를 주최하는 프리미어12는 스폰서십과 중계권 등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수입을 떠받치는 구조로 돼 있다. 일본 중심으로 대회가 운영될 수 밖에 없다. 2015년 1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진 것은 이 때문이다.
WBSC는 이번 대회 상금 규모를 초대 대회 380만달러에서 521만달러로 37%를 올렸다. WBC 상금 규모(약 1400만달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스폰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전세계 팬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등 5개 국어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중계권료 또한 30% 이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권 가격 역시 대회 장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1회 대회와 비교해 30~60%가 인상됐다.
WBSC가 발표한 슈퍼라운드 경기 일정을 보면 일본 중심이라는 게 잘 나타나 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4경기 모두 홈팀 자격으로 오후 7시에 치른다. 또한 첫 경기인 호주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를 모두 도쿄돔에서 갖는다. 일본 혼자 관심의 중심에 설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과 함께 흥행과 시청률을 이끌 한국도 4경기 모두 오후 7시에 치르며, 경기 장소 역시 2차전 대만전을 제외하면 도쿄돔이다. 또한 4경기 가운데 3경기가 홈이다. 즉 한국과 일본은 낮 12시 경기가 하나도 없다.
하이라이트는 한일전이다. 한일전을 슈퍼라운드 리그 최종일인 16일 오후 7시 도쿄돔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흥행을 의식한 때문이다.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오른다면 양 팀은 1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패권을 다투게 된다. 2015년 제1회 우승을 한국에 내준 일본의 우승 의지는 그 어느 대회보다 높다.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둔 홈팀 일본의 기세를 한국이 또다시 누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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