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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심의 프리미어12, 韓대표팀 이번에도 우승할까

기사입력 2019-11-10 11:42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019 WBSC 프리미어 12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수단이 9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 했다. 지난 서울 라운드에서 호주, 캐나다, 쿠바를 차례로 꺾고 3전 전승을 거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C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야구 대표팀은 10일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11일 미국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포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09/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우승을 차지한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김포공항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SC)이 지난 2006년 3월 처음 개최됐을 때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경기 일정과 이동 거리 등에 관해 불만을 제기했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예선 라운드를 포함해 무려 6경기나 맞대결을 치르기도 했다. 국제대회에서 특정 국가끼리 6번이나 맞붙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다. 주최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을 결승까지 올려놓기 위한 WBC조직위원회의 계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WBC는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주도하는 대회다. 2005년 메이저리그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당시 국제야구연맹(IBAF)에 '야구의 세계화'와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를 목적으로 대회를 제안해 창립했다. 운영 본부격인 WBC 조직위원회에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다 보니 그 권위와 인기가 다른 대회를 압도한다. 야구의 '월드컵'이라 불릴 만하다.

이러한 미국 중심의 야구 세계화 흐름에 '반기'를 든 나라가 있었으니 일본이다. IBAF가 2013년 4월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을 흡수 통합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으로 개편되자 일본프로야구기구(NPB)가 유수의 일본 기업들을 스폰서로 앞세워 WBSC를 설득해 프리미어12를 창설한 것이다. 기존 야구월드컵이 2011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그 자리를 프리미어12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WBSC 랭킹 상위 12개 국가가 출전하는 방식을 취한 건 최대 권위의 국제대회라는 색깔을 내기 위한 것이다.

WBSC가 대회를 주최하는 프리미어12는 스폰서십과 중계권 등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수입을 떠받치는 구조로 돼 있다. 일본 중심으로 대회가 운영될 수 밖에 없다. 2015년 1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진 것은 이 때문이다.

WBSC는 이번 대회 상금 규모를 초대 대회 380만달러에서 521만달러로 37%를 올렸다. WBC 상금 규모(약 1400만달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스폰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전세계 팬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등 5개 국어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중계권료 또한 30% 이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권 가격 역시 대회 장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1회 대회와 비교해 30~60%가 인상됐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역시 주최국인 일본이 결승에 진출해야 한다. 또한 일본 경기는 관중이 많이 몰리는 저녁에 열려야 하고, 경기 장소도 일본 야구의 메카인 도쿄돔에서 열려야 한다.

WBSC가 발표한 슈퍼라운드 경기 일정을 보면 일본 중심이라는 게 잘 나타나 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4경기 모두 홈팀 자격으로 오후 7시에 치른다. 또한 첫 경기인 호주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를 모두 도쿄돔에서 갖는다. 일본 혼자 관심의 중심에 설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과 함께 흥행과 시청률을 이끌 한국도 4경기 모두 오후 7시에 치르며, 경기 장소 역시 2차전 대만전을 제외하면 도쿄돔이다. 또한 4경기 가운데 3경기가 홈이다. 즉 한국과 일본은 낮 12시 경기가 하나도 없다.

하이라이트는 한일전이다. 한일전을 슈퍼라운드 리그 최종일인 16일 오후 7시 도쿄돔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흥행을 의식한 때문이다.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오른다면 양 팀은 1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패권을 다투게 된다. 2015년 제1회 우승을 한국에 내준 일본의 우승 의지는 그 어느 대회보다 높다.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둔 홈팀 일본의 기세를 한국이 또다시 누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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