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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FA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준척급 FA에게 불리한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FA 외부영입은 2년 전부터 꽁꽁 얼어붙었다. 2018년 민병헌 강민호 2명으로 줄더니, 2019년에는 양의지 단 한명 뿐이었다. 3명 중 2명은 대체하기 힘든 포수였다.
그나마 씨가 마르게 생겼다. 구단들은 대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트레이드를 통한 바꿔쓰기다. 그야말로 폭풍의 시작이다. 선수 단장들이 무려 7명이나 되면서 소통이 활발해졌다. 야구 함께 했던 선·후배들 간이라 협상도 기민해졌다. 이해가 빠르다. 거래가 부쩍 활성화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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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팀들이 유격수 포지션이 안정적인 상황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SK 와이번스다. 그 약점을 FA시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채우려 하고 있다. 자연스레 눈길은 '유격수 부자' 삼성 라이온즈에 쏠린다. 삼성에는 국가대표 유격수 김상수와 해외 유턴파 이학주가 있다. 최고의 콤비를 자랑하는 동갑내기 키스톤 플레이어. 공-수-주를 겸비한 두 선수 모두 유격수는 물론 2루수까지 멀티 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FA 첫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상수는 대표팀에서 잇단 호수비와 날카로운 타격으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한껏 과시했다. 사령탑 입장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전천후 만능 카드다.
해외 유턴 첫해를 성공적으로 적응한 이학주는 2020년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시즌 초 수비 등에서의 시행착오가 몸에 좋은 약이 됐다. 후반 들어 부쩍 안정된 플레이로 공-수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이학주의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 공-수에서 훨씬 더 큰 활약을 펼칠 선수"라 입을 모은다. 끝내기를 두차례나 치는 등 클러치 상황에서의 강한 멘탈도 장점이다. 시즌 막판까지 두산과 1위 싸움을 하던 SK는 바로 이학주 끝내기 홈런의 희생양이었다.
두 선수 모두 부흥을 꿈꾸는 삼성 센터라인의 핵심 전력이라 당연히 거래는 쉽지 않다. SK 와이번스의 빅 네임 투수가 상대 카드로 오르내릴 수 밖에 없다. 아직은 탐색과 타진 단계지만 물꼬는 텄다. 여러가지 상황 조건이 맞아 떨어질 경우 협상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스토브리그 진행 상황에 따라 시즌 직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은 당장 토종 선발이나 필승조 불펜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레이드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잠겼지만 불씨는 살아있다. 어떤 바람도 불길을 다시 점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유격수가 꼭 필요한 팀이 트레이드를 모색하는 현실. 대박을 모색중인 FA 내야수들에게는 악재다. 경쟁이 없으면 몸값이 치솟기 어렵다. 수요 공급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의 논리 상 물건을 비싸게 팔 수는 없다. FA 등급제는 표류하고 있고, 구단은 점점 거액 투자에 신중해지고 있다. 키워서 쓰거나 바꿔서 쓰겠다는 입장이다. 생애 첫 대박을 노리는 FA 선수들.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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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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