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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 적장은 그린 위 동반자였다.
화합과 우정을 다지는 무대. 하지만 경쟁심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이날 감독들은 2개 조로 나뉘어 플레이를 펼쳤다. 앞 조에는 감독 중 최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LG 트윈스 류중일, 두산 베어스 김태형,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었다. 야구계의 소문난 로우 싱글 골퍼들.
전쟁 같은 시즌을 치러내야 하는 감독들은 야구 시즌 동안 골프를 칠 여유는 거의 없다. 시즌이 끝나고 쌀쌀해져 잔디가 누렇게 변할 무렵에야 비로소 필드에 나설 수 있다. 그러다 통상 따뜻한 캠프지에 가서 휴식일에 골프를 치는 정도다. 이날 모인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을 늦게까지 치른 감독들은 더욱 골프 시즌 개막이 늦었다.
야구인 골프대회 메달리스트(최저타) 출신 류중일 감독은 "최근 샷이 잘 안 맞았는데 오늘은 퍼팅 등이 괜찮았던 것 같다"며 야구인 골프대회와의 좋은 인연을 언급했다. 이날 2오버파를 기록한 류 감독은 3개의 버디로 참가자 중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하며 다(多)버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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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한 두산 김태형 감독과 두고 두고 아쉬운 시즌을 보낸 염경엽 감독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김태형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현승 스피드가 144㎞까지 나왔다"고 말하자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우승 경험이 풍부한 선배 류중일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깜짝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반면,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뒷 조에서는 KT 위즈 이강철,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NC 다이노스 이동욱,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 등 1~2년 차 사령탑들이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맏형 이강철 감독이 리드했다. 구력을 자랑하며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비거리 킹은 손 혁 감독이었다. 미들 홀에서 그린 가까이 티샷을 떨어뜨리는 등 장타력을 선보였다. NC 이동욱 감독은 손 혁 감독의 장타를 설명하며 "부인이 누구신데요"라며 웃었다. 손 혁 감독의 아내는 프로골퍼 출신 한희원씨다. "허삼영 감독님은 구력이 길지 않은데도 투수 출신 답게 잘 치신다"는 이동욱 감독의 덕담을 건네들은 허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 실력이 워낙 출중하시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춘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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