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지난 두 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 공백은 포수 자리에 그치지 않았다.
'핫코너' 3루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황재균이 떠난 뒤 롯데는 여러 선수들이 3루 공백 지우기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8년 한동희(20)가 입단하면서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한동희는 두 시즌 동안 프로의 벽을 실감하는데 그쳤다. 한동희 외에도 신본기(30), 김동한(31), 전병우(27) 등 여러 선수들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진 못했다.
2019시즌 롯데에서 3루수 자리를 맡은 선수는 10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55경기 이상 출전을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대신해 6월 말 합류한 외국인 타자 제이콥 윌슨이 3루수로 51경기 출전했고, 한동희(45경기), 강로한(27경기)이 뒤를 이었다.
윌슨이 떠난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도 포지션 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강로한은 새 시즌 외야수 전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는 마무리 훈련에서 펼치는 연습경기에서 강로한을 줄곧 외야수로 테스트 했다. 한동희 역시 기존 3루가 아닌 1루수 글러브를 끼고 마무리 훈련을 소화했다. 3루수 자리는 다시 무주공산이 됐다.
지난 9월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김민수(21)가 새 시즌 3루 공백을 지울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민수는 9월 중순 1군 콜업 뒤 출전한 11경기서 모두 3루수로 나섰다. 고교 시절 주포지션은 2루수와 유격수였고, 2차 2순위로 2017년 입단한 롯데에서 보낸 첫 시즌도 유격수 자리를 맡았다. 장타 능력을 갖춘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전역 후에도 유격수 주전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롯데는 김민수의 수비 가치를 유격수 자리가 아닌 3루에서 더 높게 보고 있다. 1군 11경기서 공수 전반에 걸쳐 설익은 모습을 보였지만, 새 시즌 준비를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3루 수비에서 불안감을 내비쳤던 한동희는 마무리 훈련을 통해 1루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김민수의 3루수 활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시 3루수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19시즌 유격수 자리를 맡았던 신본기도 3루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본기는 새 시즌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27)의 합류와 고승민(19)의 외야 전향으로 발생한 2루수 공백을 메우는 쪽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