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 때 오승환의 무표정을 패러디한 사진이 돈 적이 있다. 표정 없는 똑같은 사진들에 각각 다른 감정들이 적혀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만큼 오승환(37·삼성 라이온즈)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말도 많이 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해보면 "별 거 없어요"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언제나 변함 없는 돌부처 같은 듬직함. 마운드 위까지 이어지는 그의 정체성이자 매력이다.
|
"갑자기 아파서 수술한 게 아니잖아요. 4~5년 쌓여서 불편했던 걸 수술해서 깨끗해진 상태가 되니까 막혔던 게 뻥 뚫린 느낌이에요. 일본하고 미국에서 각각 첫 2년간 경기와 이닝수가 한국에서 보다 더 많았거든요."
그리고 또 한번 고비가 찾아왔다.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만큼 불편한 채로 이 악물고 미국에서 버텼다. 메이저리그 막판이던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 고전한 이유다. 통증 탓이었을 뿐 결코 에이징 커브가 아니었다.
|
|
선수의 몸은 개별적이다. 물리적 나이가 아닌 근육이 말을 한다. "한국은 나이를 먼저 보잖아요. 그건 잘못된 거 같아요. 성적과 기량을 먼저 봐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2013년 이후 7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를 앞둔 시점. 등록 D데이는 5월2일 주말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다.
돌부처의 이 정도 표현이면 엄청난 긍정이다. 몸과 마음의 준비가 무척 순조롭다는 의미다. 오승환이 떠난 뒤 마무리 부재로 불안했던 라이온즈 뒷문 단속.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훈련을 마무리 한 시점. 겨울 땀에 젖은 오승환의 티셔츠에는 'Still #1'이란 문구가 적힌 손가락 표시가 프린트 돼 있었다.
그렇다. 돌아온 끝판대장은 '여전히' 대한민국 넘버 원 마무리 투수다.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