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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신년기획]도쿄올림픽 '김경문호', 디펜딩챔피언 아닌 도전자의 꿈

기사입력 2020-01-01 06:40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올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 영광을 재현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2년전 베이징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올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된 야구는 6개국이 겨뤄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주최국 일본을 비롯해 지난 11월 제2회 프리미어12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과 3위 멕시코, 유럽·아프리카 지역 예선 우승팀 이스라엘 등 4개팀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3월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과 인터내셔널 최종 예선에서 나머지 2팀이 결정된다. 티켓 2장이 어디로 향할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전력을 보면 일본과 한국이 금메달을 놓고 싸울 가능성이 높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린다.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는 리그를 중단한다. 두 나라 공히 프로야구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해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림픽만 놓고 보면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의 도쿄올림픽 메달 행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우선 전력 측면에서 일본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한국은 지난 11월 프리미어12에서 일본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다. 슈퍼라운드 첫 대결에서는 타격전 끝에 8대10으로 무릎을 꿇었고, 결승전에서는 3대5로 졌다. 투수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결승전에서 한국 타선은 일본 선발 야마구치 슌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불펜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에이스 양현종 박종훈 이영하 등이 이끄는 선발진은 그렇다 쳐도 단기전서 중시되는 불펜진 전력은 일본에 뒤졌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야마사키 야스아키 등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변화구, 정교한 제구력을 지닌 일본 투수들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김광현이 도쿄올림픽 차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시즌 중에 따로 움직일 수 없는 형편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처럼 올림픽 대표팀과는 이제 인연이 끊어졌다고 봐야 한다. KBO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고 해도 폭넓은 선수층과 경험을 자랑하는 일본 대표팀의 벽을 뛰어넘으려면 객관적 실력 이상의 뭔가를 또 발휘해야 한다.

게다가 도쿄올림픽 야구 대회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3개팀씩 A, B조로 나눠 조별 순위를 정한 뒤 결선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인데, 패자부활전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주최국 일본에 유리하게끔 복잡한 대회 방식을 채택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다른 조에 편입되더라도 결승전까지 가는데 있어 최소 2차례는 만난다. 두 번 모두 이겨야 금메달이 가능하다.

김경문 감독은 프리미어12 대표팀 구성 때 1년 후인 올림픽에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 교체를 서둘렀다. 박병호 김현수 최 정 등 베테랑들과 김하성 이정후 강백호 등 젊은 선수들을 융합시키며 타선의 짜임새를 꾀했다. 도쿄올림픽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운드 구성은 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늦어도 6월말까지는 결정해야 한다. 시즌 3개월 활약을 보고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선발과 불펜을 최고의 투수들로 꾸리기 위한 김 감독의 구상은 막판까지 고민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맥을 짚을 줄 아는 사령탑이다. 선수단 분위기와 집중력 조성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다. 전력 분석과 대표팀 구성, 훈련, 그리고 본 무대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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