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손흥민이 공격을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18/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법원이 손흥민(33·LA FC)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는 8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양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공갈미수 혐의로 함께 기소된 40대 남성 용모씨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양모씨에게 징역 5년, 용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양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누구의 아이인지 확인한 바가 없다. 양씨는 태아가 손흥민의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리고 양씨가 손흥민의 아이를 가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등 거짓말을 했다면서 "외부에 임신 사실을 알리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려 하는 등 손흥민을 위협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용씨에 대해서도 "단순 협박이나 금전 요구에 그친 게 아니라 손흥민이 유명인인 점을 이용해 언론과 광고사 등에 (임신과 임신중절 사실을) 알리는 등 실행 행위에 나아갔다. 이 사건이 알려져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가나의 A매치 평가전.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18/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유명인으로 범행에 취약하고, 피고인들은 이를 빌미로 큰돈을 받아 죄질이 나쁘다"며 "3억을 받고도 추가로 돈을 받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원을 갈취했다. 또 연인 관계가 된 용씨와 함께 올해 3∼5월 임신과 낙태 사실을 언론과 손흥민 가족 등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7000만원을 추가로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양씨와 용씨는 지난 6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는 당초 손흥민이 아닌 다른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며 금품을 요구하려 했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2차로 손흥민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A매치 기간 귀국한 손흥민은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하며 손흥민에게 양씨의 공갈 범행과 관련한 상황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 신문 과정에는 둘은 분리돼 대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