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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에 합의한 전준우(34)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야수 최대어로 불렸던 자원이다.
2019시즌 141경기 타율 3할1리(545타수 164안타). 규정 타석을 소화한 롯데 선수 중 유일한 3할 타자다. 팀내 홈런(22개)과 OPS(출루율+장타율, 8할4푼) 역시 1위다. 공인구 변화가 만든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던 성적 등을 고려하면 전준우의 타격 성적은 팀 뿐만 아니라 리그 내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 때문에 이번 FA 계약에서 '대박'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롯데 잔류를 장담하기도 어려웠다. 지난해 후반기 막판부터 한화 이글스가 전준우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양측의 협상은 지지부진 했다. 전준우는 에이전트에 계약을 일임했다. 그러나 에이전트와 롯데의 첫 협상은 서로 간의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뜻하지 않은 변수도 불거져 나왔다. 12월 중순 롯데가 새 대표이사 체제로 탈바꿈하게 된 것. 이후 전준우의 에이전트가 질롱코리아 파견 선수 시찰을 위해 호주로 건너간 롯데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을 찾아가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여전히 간격은 컸다.
결국 12월 말부터 전준우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롯데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자 했다. 이 자리에서 롯데는 시장 여건을 설명하면서도 전준우의 기량 뿐만 아니라 팀내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을 전했다. 롯데의 의지를 확인한 전준우는 결국 에이전트와 결별하고 스스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동안 '롯데 잔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던 스스로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롯데가 새 시즌 전준우를 코너 외야수가 아닌 1루수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에도 "나는 내 노력을 믿는다. 변신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흔쾌히 도전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준우의 의지를 확인한 롯데는 보장 금액(4년 32억원)을 높이는 쪽으로 화답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전준우가 100%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은 분명하다. 앞서 이대호(4년 총액 150억원), 손아섭(4년 총액 98억원), 민병헌(4년 총액 80억원)이 맺은 롯데와의 FA 계약 금액과는 큰 차이가 분명하다. 그러나 전준우는 시장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다시금 가치를 인정 받는 쪽을 택했다. 프로 데뷔 이래 줄곧 몸담으며 헌신했던 롯데를 향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단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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