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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와 일본 아베 정부의 과잉대응이 결국 오키나와 리그를 강제 해산시켰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5일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열어 "한국,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는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고 국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한국인 입국 제한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2020 도쿄 올림픽에 튀는 불똥을 막기 위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력한 조치로 확산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이 모든 제한 조치는 9일 오전 0시부터 발효된다. 때문에 양국을 오가는 하늘길도 사실상 9일부터 막힌다.
긴박했던 12시간의 재구성.
LG는 국내팀으론 유일한 오키나와 파트너 삼성 라이온즈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연습경기 상대인 삼성은 소중할 존재였다. 비록 세미 프로팀이나 캠프를 온 실업팀 등이 있었지만 삼성 만한 실질적 연습 효과가 있는 스파링 파트너는 없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올 수록 더 중요해지는 실전 경기.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추진하던 수도권 팀 연습경기 마저 당국의 불허로 무산되자 LG는 마음이 급해졌다. 당초 6일 귀국할 예정이던 삼성의 연장 소식을 목 빠져라 기다렸다. 삼성 측의 그룹 결재가 떨어져 15일로 연장되자 마자 LG는 분주하게 움지였다. 당초 11일 귀국 예정일을 19일로 옮기기 위한 실무 조치를 완료했다. 우선 구시가와 구장을 18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숙소 연장과 19일 귀국 항공편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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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단장은 구단 유투브 중계를 함께 할 임용수 캐스터와 함께 예정대로 5일 오키나와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LG는 6일 오전 미디어에 캠프 연기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정적 변수가 생겼다. 전날 발표된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였다. LG는 6일 오전 캠프 연장 발표를 미루고 귀국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날 점심 때까지만 해도 연장이 유력해 보였다. 오키나와를 오가는 아시아나 항공은 일본의 입국제한 조치가 발효되는 9일 이후 입국 편을 예약한 손님들에게 그 어떤 통보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오후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통보가 왔다. LG와 삼성 모두 비상이 걸렸다. 삼성보다 연장 결정을 늦게한데다 삼성에 비해 귀국 후 훈련을 이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LG가 발 삐르게 움직였다. 입국 제한 조치가 시행되기 이전까지 귀국할 수 있는 항공편은 7일 아시아나 편이 유일했다.
남은 좌석을 탈탈 털어서 선수단을 우선 태우기로 했다. 졸지에 비행기는 만석이 됐다. 좌석이 모자라 더 이상 탑승할 수 없었던 현장 직원들 일부는 하루 뒤인 8일 미야자키를 경유해 입국하기로 했다.
긴박했던 하루. 이 모든 귀국 프로젝트를 완성한 LG는 저녁 무렵에야 비로소 미디어에 이 소식을 알렸다.
LG 관계자는 6일 "LG 선수단이 내일(7일) 아시아나항공으로 귀국한다. 당초 전훈기간을 연장하여 19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일본의 코로나19에 대한 입국정책 변경으로 향후 간사이와 나리타 공항으로도 항공운항을 하지 않을 거라고 아시아나 항공사가 알려왔다. 8일 이후는 귀국편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급히 귀국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숨 가빴던 12시간의 선수단 긴급 귀국 프로젝트. 코로나 사태와 일본 정부 과잉 대응이 부른 어처구니 없는 사태였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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