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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표류하는 개막일정, 시험대 오른 초보 사령탑 리더십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31 13:43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체 청백전을 했다. 손혁 감독이 차트에 메모를 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3.18/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로나19 정국이 길어지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4월 초에 교류전을 할 수 있을지, 4월 말에 개막을 할 수 있을지, 이 모든 미지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오후 단장들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를 열어 향후 스케줄을 논의했다.

현재로서는 선뜻 개막 날짜를 못 박기 쉽지 않다. 국내외를 둘러싼 여러가지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국내 확진자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그렇다고 종식될 분위기는 아니다. 신규 확신자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병원에서의 집단발병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종교 모임과 사설 강의 등도 이뤄지면서 위험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폭증세도 심각한 문제다. 미국은 하루에만 약 2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유럽도 이탈리아를 넘어 스페인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팬데믹이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발 확진자가 국내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기계적인 훈련과 지루한 청백전, 야구장 밖에서 자신과 가족의 방역에 신경쓰느라 선수들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리더십이 중요하다. 불투명한 개막일까지 선수단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끌고 가는 것이 바로 리더의 몫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커진 2020 프로야구. 초보 감독들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올시즌 네 팀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주인공이다. 국내 사령탑 3명은 모두 첫 지휘봉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워싱턴 감독 경력이 있지만 생소한 KBO리그는 처음이다.

경험 없는 초보 감독은 데뷔 첫 해 애로사항이 많다. 모든 과정이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긴박한 순간, 흐름을 읽어 투수를 바꾸고, 작전을 내는 일 자체가 순간의 예술이다. 사실 경험도 많이 필요하다. 자신이 내린 결정, 선수가 만들어 내는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경기 자체도 힘들지만 선수단 운영도 쉽지 않다. 이 역시 선택과 책임이 따른다. 누구를 뛰게 하면, 누구를 벤치에 앉혀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 과정 속에 불만이 응축된다. 상황에 따라 크고 작게 폭발한다. 외부에서 잘 모르고 지나갈 뿐 이런 일은 비일비재 하다.

이런 첨예한 갈등 상황 속에 주요 선수 부상이 이어지면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대안이 마땅치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올해는 코로나 변수까지 겹쳐 생각해야 할게 더 늘었다. 언제 개막하느냐에 따라 기민하게 선수단을 이끌고 최상의 집단 컨디션을 이끌어 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시즌이 단축될 수도 있다. 이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설상가상 키움과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있다. 골치 아픈 상황이다.


오키나와 캠프 허삼영 감독.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신입 사령탑들은 담담함 속에서도 걱정을 품고 있다. 투수 코치 출신인 키움 손 혁 감독은 "내년에 WBC와 올림픽까지 있다. 올 시즌이 너무 늦게까지 이어지면 투수들이 쉴 시간이 부족해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치밀하게 B플랜까지 마련하고 있는 허삼영 감독은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럴 때 자칫 부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롯데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며 애써 담담해 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은 지친 선수들을 위해 최근 파격적으로 긴 휴식을 부여하는 등 훈련 효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미뤄지는 초보 감독들의 데뷔전. 변수가 커진 첫 시즌인 만큼 준비 과정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맷 윌리엄스 감독.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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