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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단축 위기에 처한 메이저리그(MLB)에게 '끝장 승부'의 낭만은 사치가 될까.
MLB 사무국은 아직 경기수 단축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다. 하지만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도 이미 시즌 단축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현행 162경기가 줄어들 것은 확실시된다. 단지 이번 시즌이 몇 경기로 치러질지, 혹은 취소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사무국은 더블헤더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이날 CBS스포츠는 올해 단축시즌으로 치러진다는 전제 하에 '끝장 승부'를 포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BO리그와 일본 NPB, 대만프로야구는 연장전을 12회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는 정규시즌에도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유례없이 빡빡하게 진행될 올시즌에는 지나친 연장전은 피하자는 것. 어차피 단축 시즌을 치러야하니 기존 야구관에서 벗어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7이닝 더블헤더' 등의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매체는 우선적으로 무승부를 제안한 뒤, '야구가 동점으로 끝나는게 불만이라면 무한 연장전 말고 승부치기는 어떠냐'고 주장하고 있다.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야구의 질적 저하가 걱정스럽다는 것. 9회 이후는 승부치기, 11회까지 승부가 안 나면 무승부로 결정하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메이저리그 팬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승부치기는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처음 시범 실시됐고, 이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SC 프리미어12 등에서 활용된 바 있다. 10회부터 모든 공격이 '무사 1, 2루'에서 시작되고, 임의의 타순 조정이 이뤄진다. 오로지 빠르게 경기를 끝내는 것에만 집중한 제도다. '타임아웃이 없는 경기'라는 야구의 고유 특성과 어긋난다는 점에서 올드 야구팬들의 반발을 샀지만,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투수와 타자의 상세 기록 여부에 대한 논란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정식 기록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승리투수와 패전투수조차 기록할 수 없다. 2004년 한국시리즈 배영수의 경우처럼 완투, 완봉, 노히트노런, 퍼펙트 게임 등의 기록이 유지된 채 연장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야구의 낭만을 사랑하는 팬들에겐 끔찍한 가정이다. 때문에 국제 대회에서는 간혹 선을 보였지만, 정규리그에 도입된 예는 아직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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