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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구단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 선임을 통해 알에서 깨어나오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중견수 구도가 다시 바뀌는 것일까.
사실 2020시즌 선발 중견수는 이창진(29)이 무난하게 차지할 전망이었다. 2019시즌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해 새로 영입된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가 기량 부진으로 개막 이후 한 달 만에 퇴출되자 내야수 출신 이창진이 생애 첫 중견수로 변신해 경기를 뛰었다. 헌데 자신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펄펄 날았다. 133경기를 소화하면서 타율 2할7푼 108안타 6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도 발군이었다. 지난해 신인왕 후보로 선정되기도 한 이창진은 그야말로 구름 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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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은 자체 홍백전에서도 선발 중견수로 이름을 올리며 컨디션을 유지해갔다. 지난 7일 자체 연습경기에선 박찬호 대신 리드오프(1번 타자)로 선발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캠프에서 보여줬던 불꽃 타격감은 뚝 떨어졌다.
그 틈새를 김호령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미 수비는 커버 범위와 예측력이 메이저리그급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타격만 손보면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16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오히려 장타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호령은 지난 7일 진행된 홍백전에서 최원준을 밀어내고 1군 리드오프로 기용됐다. "타구를 읽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한 윌리엄스 감독에게 일단 수비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것. 이번에는 타격으로도 윌리엄스 감독의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김호령은 두 번째 타석에서 에이스 양현종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공략해 투런 홈런을 날리더니 다음 타석에선 고영창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냈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또 한 명의 1번 타자 카드가 생긴 셈.
이창진이 재활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고, 최원준도 타격감을 끌어올리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뒤늦게 주전경쟁에 뛰어든 김호령이 최근 전세를 역전한 모양새다. 운명은 '어중김(어차피 중견수는 김호령)'이었을까. 치열한 경쟁 속에 중견수 스쿼드는 탄탄해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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