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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144경기 논란이 잦아들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144경기를 둘러싼 기묘한 삼각구도, 실상은 무엇일까.
▶<강행> 구단 측 "돈은 누가 대나?"
정규시즌을 줄이고 포스트 시즌을 늘리자는 주장은 '돈의 논리' 앞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상위 5팀 '그들만의 리그'인데다, 관행상 배당금은 거의 대부분 선수단 보너스로 지급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가을잔치를 통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경기 수를 줄이자는 현장의 목소리에 구단 측은 "정규시즌이 줄면 수익이 준다. 가뜩이나 무관중 경기로 입장 수익, 마케팅 수익, 모 기업 지원도 쪼그라 들었다. 선수단 연봉은 무슨 돈으로 지급하고, 시즌 후 FA는 무슨 돈으로 잡느냐"며 난감해 한다. 야구단 존폐가 걸린 비상 시국인 만큼 논란이 있어도 '144경기 유지'를 강행한다는 입장.
구단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리그 중단 등 변수와 프로야구 산업 종사자의 타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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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은 부담 스럽다. 자칫 소속 구단 입장을 무시하는 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조율이 안된 부분에 대해서도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잠시 입을 닫았다.
하지만 144경기에 찬성하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연차가 높은 수도권 4개 구단 사령탑이 총대를 멨지만 나머지 구단 감독들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팬들 수준이 높아진 만큼 경기의 질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치르면 포기하는 경기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인다. 비난이 쇄도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해당 사령탑이 져야 한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감독들은 "현장에서 경기 수가 많다고 수없이 이야기 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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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경기 논란의 중심은 사실 선수들이다.
감독들이 "선수 잡을 일 있냐"고 반발하는 이유도 선수 몸에 무리가 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조용하다. 선수협은 정리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입장을 물어도 난감해 하며 화제를 돌린다. 왜 그럴까.
선수 개개인 별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각 팀 주축 FA계약 선수들은 경기 수 별로 인센티브가 걸려 있다. 경기 수 축소는 곧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일반 주전급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이 부담스럽다. 월요일 경기에 더블헤더까지 치르면 체력 부담으로 인한 성적 하락이 불가피 하다. 시즌 후 FA가 되는 선수들 입장은 또 다르다. 경기수가 줄어 구단 수익이 급감하면 찬바람이 우려스럽다.
비 주전 선수들에게는 144경기 강행이 또 다른 출전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결국 백가쟁명의 선수 입장을 한 목소리로 묶어내기가 힘들다. 김태현 선수협 사무총장은 "선수협과 각 구단 대표들의 참석을 KBO에 요청했는데 거절했다"며 "경기수 부분에 대해 어필을 하고 싶은데 코로나19로 아직 선수 회의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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