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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길어진 오프시즌의 후유증일까.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한화 이글스의 안방을 4년째 책임져야할 최재훈(31)이 흔들리고 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2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KT 배정대가 유격수 땅볼을 때리자 하주석은 홈 송구를 선택했다. 3대1로 앞선 상황이었고, 타구 속도나 위치를 봤을 때 6-4-3 병살타가 정석이었다. 다만 타자 배정대의 빠른 발을 감안해 추가 실점을 우선 저지하고자 했던 하주석의 판단도 아쉬운대로 잘못되진 않았다. 6-2-3의 홈 병살도 노려볼만한 타구였다.
포수의 안정감에 문제가 생기면 마운드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서폴드는 3회 들어 보기드문 폭투를 연발했다. 서폴드는 지난해 31경기에서 8개의 폭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은 한 이닝에 2개를 범했다.
먼저 1사 1루 상황에서 황재균에게 던진 변화구가 홈플레이트 옆쪽으로 벗어났다. 공은 최재훈의 미트에 맞고 1루 덕아웃 앞까지 굴렀다. 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의 타석 때 나온 또한번의 변화구 폭투는 로하스의 발 쪽으로 향했다. 최재훈은 온몸을 던져 공을 빠뜨리진 않았지만, 두 주자의 진루는 막지 못했다. 결국 두 차례나 공짜로 진루한 박승욱은 이어진 로하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이날 경기가 3대3 무승부로 끝난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더욱 큰 장면이다.
최재훈의 부진은 타석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재훈은 앞서 14번의 자체 청백전에서 타율 2할8푼1리(32타수 9안타) 5타점 6볼넷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가 1할이 넘을 만큼 특유의 날카로운 선구안을 과시했다. 하지만 연습경기 들어 최재훈은 7타수 무안타(4사구 2개)에 그치고 있다.
개막이 한달 넘게 연기된 만큼, 컨디션을 맞춰놓은 D데이를 바꾸는 일이 쉽진 않다. 평소와 달리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선수들의 집중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격일로 치러진 청백전과 연습경기에 매경기 출전하다보니 다소 지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개막일이 결정된 만큼 컨디션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려야할 시기다.
특히 최재훈은 공수에서 팀의 중심이 되어줘야할 선수다. 베테랑과 신예들이 많은 한화 선수단의 보기드문 '중간층' 선수다. 지난해 출루율 전체 8위(.398), 타격 26위(.290)에 오른 만큼 타격에서도 해줘야할 역할이 있다.
특히 외국인 듀오 서폴드와 채드 벨부터 김이환 남지민 한승주 등 어린 선수들까지, 예민한 투수들을 다독이는 것은 최재훈의 중요한 임무다. 최재훈이 흔들리면 한화 마운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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